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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래 교수의 ‘과학 속 세상史’

美 초신성설 특집 기사 ‘한국’ 기록 인정에 뿌듯

  • 한국외국어대 과학사 교수/ parkstar@unitel.co.kr

美 초신성설 특집 기사 ‘한국’ 기록 인정에 뿌듯

美 초신성설 특집 기사 ‘한국’ 기록 인정에 뿌듯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한국(Korea)’이란 단어가 게재됐다. 거의 6000번이나 나오는 8쪽 분량의 이 특집기사에 서양 이외의 나라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서구의 과학 역사에 관련된 기사였다. 우리나라의 과학사를 공부하는 필자로서는 매우 반가운 기사였다.

성서 ‘마태복음’ 2장 9절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 있는지라.”

흔히 ‘베들레헴의 별’ 또는 ‘예수의 별’로 알려진 이 별의 정체는 무엇일까. ‘타임’은 그 별에 대한 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하다가 한국 역사와의 관련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말하자면 크리스마스의 해석 문제가 한국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예수의 별’에 대한 해석에는 세 가지가 존재한다. △초신성(超新星)설 △혜성(彗星)설 △행성들의 모임설이 그것이다. 그 전까지는 신비적인 해석뿐이었지만, 유명한 천문학자로 행성의 타원궤도설을 처음 주장한 케플러가 과학적인 해석을 들고 나왔다. 1604년 목성 토성 화성이 함께 모이는 현상을 관측한 뒤 그런 일이 805년을 주기로 반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예수가 탄생한 기원전 6년에도 그런 현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깨달은 것. 이것이 바로 행성들의 모임설이다.



그러면 혜성설이란 무엇인가. 76년 주기를 가진 핼리혜성은 사람 눈에 아주 잘 보이기로 유명한 대표적 혜성이다. 1910년 지구에 접근했을 때는 조선에서조차 왕조의 멸망을 예고한 불길한 별로 치부됐다. 그런데 이 혜성은 기원전 66년에도 보였는데, 이에 크게 자극받은 초기의 신도들이 그 전의 핼리혜성을 증언한 예수 탄생 당시 사람들의 말에서 ‘예수의 별’에 대한 영감을 얻었으리라는 주장인 것. 그러나 엄격히 따지면 핼리혜성은 예수가 탄생한 기원전 6년이 아니라 기원전 12년에 나타났다고 한다.

문제의 ‘한국’ 관련 기록은 초신성설에서 등장한다. 초신성이 기원전 6년에 보였다는 기록이 중국과 한국 역사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초신성의 놀라운 폭발을 ‘예수의 별’로 여겼을 것이란 주장이다.

천문학에서는 노쇠하여 어두워진 별이 갑자기 100만배 정도 무섭게 밝은 빛을 내면서 폭발하는 현상을 규모에 따라 신성 또는 초신성이라 부른다. 태양의 10배가 넘는 무거운 천체가 진화 과정의 최후를 맞아 죽어가는 모습이며, 여기서 생겨나는 것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등이다. 그런데 옛 사람들이야 그런 천문학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았고, 당연히 신성이나 초신성에 대한 기록도 거의 없었다.

87년 캐나다 대학원생이 남미의 한 천문대에서 처음 발견한 ‘초신성’은 80년대 세계 10대 과학 뉴스가 됐고, 당시 특집기사를 낸 ‘타임’은 초신성의 역사 기록을 소개하면서 중국과 일본에만 기록이 있다면서 한국을 뺀 적이 있었다. 17년 전에는 한국을 잊었던 ‘타임’이 이번에는 ‘한국’ 기록을 인정하는 기사를 썼으니 세상의 변화를 인지한 것 같아 다시 한번 즐겁다.



주간동아 2005.01.18 469호 (p63~63)

한국외국어대 과학사 교수/ parkstar@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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