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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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차 전쟁’ 하반기 달군다

내수 겨냥 업그레이드 새 차 잇단 출시 … 내년 경유 승용차 시판 지각 변동 예고

  • 석동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mobidic@donga.com

    입력2004-09-03 1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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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형차 전쟁’ 하반기 달군다

    SM7의 기본 모델인 닛산 티아나.(우측 상단), NF소나타.(좌측중앙), GM대우가 출시할 예정인 호주 홀덴의 스테이츠맨.(우측 하단)

    ‘태풍전야’. 9~12월 중대형 차를 중심으로 기존 차종과 크게 차별되는 혁신적 신차종이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경제난, 유가급등 등의 악재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생존을 위한 혈투는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에 출시될 신차들은 디자인을 가다듬고 엔진을 조금 손보는 정도가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배기량 대비 출력과 높은 연비, 고급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 주행 안전장치까지 적용했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경유 승용차가 본격 시판돼 국내 승용차 시장에 상당한 지각 변동이 점쳐지고 있다.

    태풍의 핵은 9월1일 발표되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NF소나타다. 현대차가 “이전의 자동차와는 정말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정도여서 소비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는 동급 일본차를 완전히 따라잡았다고 자신하며 도요타 캄리, 혼다 어코드 등과 비교시승 행사까지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NF소나타에 대해 알려진 내용을 보면 현대의 주장이 허풍은 아닌 것 같다.

    일단 디자인이 웬만한 수입차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됐다. 아우디 A6와 혼다 어코드 등의 디자인을 베낀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지만 현대차 스스로 이들 차종을 벤치마킹했다고 이미 밝혔고, 그 정도 비슷한 차들은 세계에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닌 듯하다.

    현대차 ‘NF소나타’ 초미의 관심



    ‘중대형차 전쟁’ 하반기 달군다

    NF소나타 내부

    압권은 엔진이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직렬 4기통 2000cc와 2400cc ‘세타엔진’은 출력이 기존 엔진에 비해 높아졌으면서도 연비는 15% 정도나 개선됐다고 한다. 특히 2400cc 엔진은 출력이 170마력에 가까워 엔진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혼다의 동급과 맞먹는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가 로열티를 내고 구매할 정도로 뛰어난 엔진이라고 하니 그동안 국산 엔진에 불만이 많았던 국내 소비자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 기대해볼 일이다.

    여기에 첨단 안전 시스템인 VDC(차체 자세 제어장치)가 적용된다. 벤츠의 ESP, BMW의 DSC와 같은 원리의 이 시스템은 차가 미끄러질 수밖에 없는 돌발 상황에서도 컴퓨터가 알아서 브레이크를 걸어주고 엔진출력도 조절해 사고 회피 능력을 크게 높여준다. 이밖에도 오디오와 편의장치, 실내공간 등이 세계적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며, 휠베이스를 늘려 승차감과 고속 안정성도 향상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가격대는 2000cc 기본형이 1700만원, 풀 옵션을 갖춘 2400cc는 2500만원으로 알려져 부담스러운 편이다.

    상대적으로 별 변화가 없는 르노삼성의 SM5와 GM대우의 매그너스는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3000만~4000만원대의 수입차 시장도 어느 정도 잠식될 듯하다. 하지만 르노삼성과 GM대우 또한 고급 대형차의 라인업을 새로 갖출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올 연말쯤 닛산의 티아나를 기본 모델로 한 SM7을 출시한다. 현재 시제작 차가 만들어져 로드테스트를 하고 있다. SM7의 배기량은 V6 3500cc와 2400cc 두 종류. 티아나에도 들어가는 이 엔진은 각각 231마력과 174마력으로 상당히 강력하다. 티아나의 연비는 3500cc 9.8km/ℓ, 2400cc 11.2km/ℓ로 국내 2000cc급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뛰어나다. 고효율 엔진에다 차체 중량도 일반 중형차보다 50kg밖에 무겁지 않은 1500kg 정도로 가볍고,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해 가속력도 발군이다.

    르노삼성 SM7 연말쯤 출시

    ‘중대형차 전쟁’ 하반기 달군다

    SM7 내부.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문은 세련되고 호화스러운 실내 디자인. 대시보드와 시트의 모양이 단순하면서도 독특하고 미래 지향적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의 안목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2500만~35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인데 그랜저XG 후속으로 내년 중 선보일 TG(프로젝트명)와 정면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체 크기에서 기존의 중형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이 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GM대우는 쌍용차 매각으로 체어맨이 빠져나간 자리를 GM 자회사인 호주 홀덴의 대형 세단 ‘스테이츠맨’과 스포츠세단 ‘칼라이스’로 메울 계획이다. 국내 조립생산에 앞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직수입 형태로 들여오게 된다. 그러나 국내 생산 여부는 불투명해 사실상 대우 마크를 단 수입차로 제2의 기아 ‘세이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츠맨은 호주 현지에서 3600cc 254마력과 5700cc 328마력 두 종류의 엔진이 실리지만 국내에는 3600cc만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대는 5000만원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GM대우는 이를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기주 역)이 타고 나오는 차로 협찬해 시청자 반응을 살피는 것으로 국내 신고식을 마쳤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또 다른 큰 변수는 내년 경유 승용차의 시판이다. 가장 큰 이점은 경제성. 같은 배기량일 때 경유는 휘발유 승용차와 대비해 15% 정도 연비가 좋고 연료비는 30%가 싸다. 즉 45% 정도 연료비가 적게 든다는 결론이다. 연료비가 절반 수준이라면 소음이나 유지관리 측면에서 다소 불리한 점이 있더라도 경유 승용차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것이 자명하다.

    ‘중대형차 전쟁’ 하반기 달군다

    유럽에서 메트릭스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디젤형 라비타.

    현대차는 내년 클릭, 뉴아반떼XD, 베르나, 라비타 등 이미 유럽에 디젤모델로 수출하고 있는 1500~2000cc급 디젤모델을 국내 시장에 대거 쏟아낼 계획이다. 기아차도 세라토와 모닝에 디젤엔진을 얹어 내수와 수출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시장 상황을 봐가며 점진적으로 중형 승용차에도 디젤모델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GM대우는 2005년 하반기 이후 대부분의 승용차종에 디젤 엔진을 얹어 동시 출시할 예정이며, 르노삼성도 2005년 하반기 SM3에 디젤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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