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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뮤지컬 이야기쇼’가 웃는 까닭은

배우들 솔직담백한 모습 관객들 감동 … 공연보다는 ‘작은 회합’ 치열한 관람 경쟁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문화‘뮤지컬 이야기쇼’가 웃는 까닭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서울 홍대 앞 ‘떼아뜨르 추’에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작은 회합이 열린다. 객석 80석에 불과한 극장 안에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와 마니아들, 소수의 선택받은 이들이 모여드는 것. 입소문을 타고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공연,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이하 이야기쇼)’를 보기 위해서다.

‘이야기쇼’는 뮤지컬 배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미니 콘서트 겸 토크쇼. 막이 열리면 배우는 겨우 1~2m 앞에 앉은 관객들을 향해 뮤지컬 넘버를 부르고, 춤을 추며,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객석은 이들의 손짓 하나, 말 한마디에 아낌없는 공감을 보낸다. 무대와 객석의 주고받음이 너무 자연스러워 누가 봐도 ‘공연’이라기보다는 ‘회합’ 같다.

8월23일 이 무대에 오른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 조정은씨는 ‘미녀와 야수’에서 벨이 야수의 집에 갇힌 채 부르는 ‘Home’을 영어로 노래하곤 떨리는 목소리로 “무대 위에서 이 곡을 우리말로 부를 때마다 늘 원어로 부르는 날이 오기를 꿈꿨다. 내게 소중한 기회를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인사해 큰 박수를 받았다.

8월9일에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엠마’역을 맡은 김소현씨가 출연해 “실은 이 뮤지컬의 루시역을 굉장히 사랑한다. 공연 전 마이크 테스트 때면 엠마의 노래 대신 늘 루시의 곡들을 부른다”며 루시의 뮤지컬 넘버 ‘위험한 게임(Dangerous Game)’을 불러 환호를 받기도 했다.

월요일 휴식 포기하고 무대 올라





뮤지컬 배우 이석준씨가 진행하는 ‘이야기쇼’의 매력은 이처럼 가장 가까이에서 뮤지컬 배우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 4월 둘째 주 막을 올린 후 지금까지 최정원, 김선경, 조승우, 김다현 등 쟁쟁한 뮤지컬 스타들이 이 무대를 다녀갔고, 솔직담백한 자신들의 모습을 털어놓았다.

무명 시절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통받았던 이야기부터 동료 배우들의 ‘뒷담화’까지, 작은 무대 위에서 솔직하게 터져나오는 이들의 ‘충격 고백’은 공연의 진정한 매력이 됐다.

뮤지컬 배우들만을 주인공으로 하는 토크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 번듯한 스폰서도, TV 중계도 없는 공연을 만드는 것은 ‘뮤지컬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10여명의 무료 봉사 스태프들이다. 단역 배우로 출발해 여러 작품의 앙상블로 무대에 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르멘’ 등을 통해 주역의 자리에 올라선 진행자 이씨도 기획 단계부터 이 공연을 실질적으로 만들어낸 일등 공신이다.

“뮤지컬 배우들은 TV에 출연하지 않기 때문에 팬들에게 자신을 보여줄 기회가 거의 없어요. 서로의 땀구멍까지 보이는 공간에서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들과 배우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이 공연의 출발점이 됐지요.”

이씨의 기대처럼 이제 ‘이야기쇼’는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꼭 한 번 참석하고 싶은’ 뜻있는 모임의 자리가 됐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씨가 출연했을 때는 대기자만 객석 수의 두 배가 넘는 200명에 이를 정도로 치열한 관람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관객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짬뽕이(짬짬이 자원봉사하는 사람들)’를 자원해 공연 진행을 돕고 있기도 하다.

진행자 이씨는 “뮤지컬은 춤, 연기, 노래 등 한 사람이 가진 재능을 모두 보여주는 장르다. ‘이야기쇼’는 이런 뮤지컬의 매력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이야기쇼’가 좀더 자리를 잡고 나면 우리나라 뮤지컬의 오늘을 일궈낸 1세대 배우들과, 무대 뒤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스태프들 등 다양한 뮤지컬의 주인공들을 무대 위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2-3142-0538~9



주간동아 451호 (p66~66)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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