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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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 묘수’ 두 방으로 뒤집기 성공

이세돌 9단(백) : 콩지에 7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4-09-03 0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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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선 묘수’ 두 방으로 뒤집기 성공
    토출용궁(兎出龍宮)’이란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센돌’ 이세돌 9단이 다 꺼져가던 도요타덴소배의 우승 불길을 되살려놓으며 1년 만에 세계대회 결승무대에 올랐다.

    다 진 바둑이었다. 16강전에서 유창혁 9단을, 8강전에서는 차(車)격인 이창호 9단을 극적인 반집 승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라온 중국랭킹 2위 콩지에(孔杰) 7단을 이세돌 9단이 총력 저지에 나섰으나 파죽지세였다. 콩지에 7단이 승리를 눈앞에 둔 국면으로 정상적인 끝내기로는 도저히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옆에서 나란히 벌어진 다른 4강 한 판에서는 최철한 8단이 일찌감치 창하오(常昊) 9단에게 돌을 던진 상태. 중국이 우승을 확정짓기 일보 직전이었다.

    백이 노려볼 만한 곳이라고는 기껏해야 우변에 뱀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 흑대마. 그러나 이 흑대마는 눈을 감고 두지 않는 이상 도저히 죽을 말이 아니라서 모두들 ‘중국 기사들 간의 결승 다툼’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믿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났다. 초읽기에 몰린 흑이 한 수 헛수를 두었고,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려 불같이 흑대마의 숨통을 조이고 나선 것이 .

    1선 묘수’ 두 방으로 뒤집기 성공
    우변 흑대마는 ×에 한 집밖에 없다. 잡은 백쫔는 아직 집이 아니다. 우상변에서 한 집을 내지 못한다면 옥집이다. 위에서 한 집을 내느냐 못 내느냐? 숨 막히는 라스트 신에서 이세돌 9단이 아나콘다 같은 흑대마의 숨통을 확실히 끊어 보인 수가 백1, 1선의 묘수였다. 백1로 A에 곧장 단수치는 것은 흑B, 패로 항거하는 수단이 있다. 흑2가 마지막 몸부림. 이때 역시 처럼 백1로 덥석 끊다가는 흑2의 선수가 있어 6까지, 다음 백A에 이을 수 없으므로 역시 패가 된다.

    재차 1선에 늘어선 백3이 피니시블로. A의 끊음과 C의 연결을 마주 보고 있다. 결승은 내년 1월 3번기에서 치러진다. 184수 끝, 백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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