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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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논조 ‘월간조선’에 노조 생긴 까닭은…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4-06-17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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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조선 조갑제 대표(왼쪽)와 우종창 노조위원장.극우적 논조로 인해 조선일보 내부에서도 일부 비판을 듣고 있는 ‘월간조선’에 노조가 결성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간조선노조(이하 노조)는 5월19일 노조를 설립하고 우종창 부장대우 편집위원을 노조위원장으로, 백승구 기자를 노조 사무국장으로 추대했다. 간부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자들이 노조에 가입해 현재 약 2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간조선에서 노조가 설립된 데 대해 월간조선의 논조나 내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 “의아하다” “배경이 궁금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월간조선은 외부로부터 “편향돼 있다”는 비판을 받아오면서도 그동안 조갑제 대표 체제 아래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리고 월간조선의 일반 노조에 대한 보도 태도나 우위원장의 성향이 노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대표에 버금가는 극우파 언론인으로 평가받는 우위원장은 최근 조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우위원장이 노조위원장으로 취임한 것에 대해 “조대표 견제에 나섰다” “세력 다툼이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우위원장은 “근로자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 노조가 결성됐다”면서 “급여와 복지문제 등에서 목소리를 내는 일상적인 노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월간조선 기자들의 상당수는 직원이자 주주다. 2001년 조선일보에서 분사하면서 월간조선에 지분을 투자한 것. 기자들은 위로금을 받고 급여를 일정 부분 삭감하면서 월간조선으로 떨어져나갔다. 노조는 분사 이후 흑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조선일보 수준으로 급여를 올리는 데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시대의 변화 흐름을 월간조선이 반영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도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조대표는 노조 설립 이후 기자들의 의견을 꼼꼼히 청취하는 등 과거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탄핵정국 등에서 조대표의 개인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마치 월간조선의 주장으로 비쳐져 외부의 공격 소재로 악용됐다는 게 노조의 주장. 우위원장은 “월간조선의 논조에 대한 외부의 공격을 방어해 조합원이자 주주인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도 노조 설립 목적 중 하나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파업 등 제작을 방해하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월간지 제작 기간인 매월 1~15일에는 노조 활동을 금지하는 규정을 통과시켰을 정도. 이와 관련해 한 조합원은 “우파 노조의 모범적인 전형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간조선’은 ‘신동아’와 함께 신문에 종속되지 않는 심층취재 탐사보도 등 잡지 저널리즘을 개척한 매체로 평가받는다. 일제강점기 조선일보가 발행했던 ‘조광’을 뿌리로 1980년 4월 창간됐다. 2001년 1월 조선일보에서 분사된 뒤로는 조대표가 제작 및 경영에서 전권을 행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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