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5

2004.05.20

재정 도움받고 홍보 효과 얻고 ‘윈-윈’

  • 문승진/ 굿데이신문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입력2004-05-14 1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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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 도움받고 홍보 효과 얻고 ‘윈-윈’

    박지은은 나이키(왼쪽), 최경주는 슈페리어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프로골프 세계에서 스폰서는 필수적인 존재다. 스폰서가 있어야 대회를 열 수 있고, 스폰서가 붙어야 선수도 안정되게 프로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대회가 없다면 프로선수의 존재는 무의미해진다. 물론 스폰서가 많은 돈을 투자해 대회를 유치하는 것이 프로골퍼들만을 위한 일은 아니다. 큰 의미에서는 이윤의 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현실적으로는 대회를 통해 홍보 효과를 기대한다. 프로골퍼들을 지원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골프여왕’ 박세리(27·CJ)를 후원하며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었다. 박세리가 LPGA(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 진출 첫해에 메이저 대회인 맥도널드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삼성경제연구소는 박세리를 통해 수조원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박세리 또한 삼성이라는 든든한 스폰서가 있었기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처럼 프로선수와 스폰서는 공생 관계다. 1980년대 한국에 프로스포츠가 도입되면서 골프도 프로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성시를 이루면서 수천만원에 그치던 프로골퍼들의 몸값이 이젠 수억원대를 넘나든다. 상금과 스폰서 계약을 합쳐 연 수십원억의 수입을 올리는 프로골퍼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프로골퍼들의 스폰서에 대한 인식은 더디게 변화하는 것 같다.

    얼마 전 한·일 여자 프로골퍼들과 아마추어골퍼들이 참가한 자선 골프대회가 있었다. 이 대회에 스폰서로 참가한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업체는 한·일 여자선수들에게 똑같은 옷을 지급하며 다음날 라운드 때 입고 나와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한·일 프로들의 복장은 달랐다. 일본선수들은 모두 스폰서를 맡은 회사의 옷을 입고 나온 반면, 한국 골퍼들은 모두 화려한 옷을 입고 나왔다. 마치 패션모델을 보는 듯했다.

    재정 도움받고 홍보 효과 얻고 ‘윈-윈’
    스폰서의 당부는 한국 골퍼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이들은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 “색깔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댔다. 일본 골퍼들도 상황은 똑같았지만 이들은 스폰서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했다. 이 대회 스폰서를 맡은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양국 프로선수들의 기본 생각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스폰서가 한국선수들을 후원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대회를 주최한 스폰서는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회 시작 전날에 유명 인사를 초청해 프로와 함께 라운드를 하는 프로 암 대회를 연다. 그러나 국내 프로골퍼들 가운데 상당수가 프로 암 대회를 귀찮게 여긴다. 시간만 때우고 가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

    PGA(미국프로골프)투어는 3월 베이힐 인비테이셔널 대회 때 프로 암에 불참한 샨 미첼의 대회 출전권을 박탈했다. 미첼은 이에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PGA투어 관계자는 “프로 암도 대회의 일부이며 무엇보다도 스폰서의 지속적인 지원과 대회 홍보를 위해서는 프로 암이 본 경기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프로골퍼들은 ‘골퍼들이 스폰서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해야 골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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