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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 ‘춤에 빠져들다’

커플댄스에 홀딱 반했어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커플댄스에 홀딱 반했어

커플댄스에 홀딱 반했어
최근 춤과 관련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되면서 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댄스를 다룬 ‘바람의 전설’ 힙합의 ‘허니’ 그리고 라틴댄스의 ‘더티댄싱-하바나 나이트’ 등 각종 춤을 다룬 영화가 극장가를 후끈 달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녀가 짝을 이뤄 추는 커플댄스(couple dance)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다룬 책 ‘춤에 빠져들다’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춤을 즐기는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춤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지은이 이용숙씨(42)는 음악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번역가로, 직접 춤을 배우며 그 매력을 만끽했다. 마르셀 바이어의 소설 ‘박쥐’로 제6회 한독문학번역상을 받았을 만큼 번역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지난해 오페라 음악의 매력을 소개한 ‘오페라, 행복한 중독’을 펴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 그가 왈츠 자이브 파소도블레 차차차 플라멩코 같은 커플댄스에 빠져 정신없이 나돌아다닌 이유가 궁금하다.

“어느 날 갑자기 너무 움직여주지 않은 몸이 측은하게 느껴졌다. 그 무렵 댄스스포츠와 카바레 제비 이야기를 다룬 성석제씨의 포복절도할 소설 ‘소설 쓰는 인간’을 읽었는데, 댄스스포츠의 모던 종목에는 왈츠 비엔나왈츠 탱고 퀵스텝 폭스트롯이 있고, 라틴 종목에는 삼바 룸바 차차차 파소도블레 자이브가 있다는 등의 상세한 각주에 감탄하다 그 자리에서 춤을 배우기로 했다.”

교본과 비디오를 통해 혼자 익히겠다는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그는 신문사 문화센터 댄스 강좌에 등록해 왈츠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이브 파소도블레 차차차 스윙 살사 등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 책이 다른 춤 관련 서적과 다른 점은 음악을 중심으로 춤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춤에 빠져들다’에 소개된 춤은 모두 음악과 명칭이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제의에서 춤의 부수적인 요소였던 음악이 18세기 시민혁명을 맞으면서 독자적 지위를 확보했고, 그 뒤로 춤에 사용되는 음악은 그리 높이 평가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춤은 음악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음악의 매력에 먼저 빠져 춤을 배우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다양한 시대에 탄생한 각 민족의 춤곡들은 민족 특유의 정서를 반영하면서 개성 있는 정취로 세계 사람들을 감동시켜왔습니다. 우리가 왈츠나 탱고 같은 서양 커플댄스에 익숙하지 않으면서도 그 음악들을 친근하게 느끼고 즐겨 듣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여기에는 ‘열정적이고 관능적이며 끝없이 목마르게 하는’ 탱고, 백인 상류층의 음악인 보사노바, 관능적인 아프리카 댄스 음악인 룸바, 쿠바의 맘보와 차차차, 투우를 연상케 하는 파소도블레, 집시들의 플라멩코, 커플댄스의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왈츠 등 수많은 춤과 음악이 멋진 그림과 함께 설명되고 있다. 그야말로 ‘스텝은 발로 배우지만 춤은 영혼으로 춘다’는 영국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주간동아 435호 (p94~94)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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