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8

..

“유전자 켰다 껐다 … 신기술 개발했어요”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03-27 14:1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유전자 켰다 껐다 … 신기술 개발했어요”
    과학잡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3월호에 국내 최초로 벤처기업 연구소의 논문이 실렸다. 김진수(39) 툴젠 대표이사를 비롯한 툴젠 연구팀은 이 잡지에 징크핑거 단백질을 이용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진그립(GeneGrip)’ 기술을 개발했다는 요지의 논문을 실었다.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생명공학 계열의 잡지 중에는 최고 수준. 지금까지 국내의 대학이나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이 잡지에 논문을 실은 적은 있지만 기업의 연구성과가 실린 적은 없었다.

    “기업은 논문 발표가 실적으로 인정되는 학교나 정부 출연 연구소에 비해 아무래도 단기에 성과가 나오는 연구에 전념하는 측면이 있죠.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기업 연구소도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눈뜨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김박사가 개발한 기술은 쉽게 말해 ‘유전자를 켰다 껐다 하는’ 기술이다.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를 조절하는 ‘전사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세계 최초로 이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암 등 유전자 이상으로 생겨나는 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농작물 유전자의 개량 등에도 필요한 기술이지요.”

    미 위스콘신대에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박사는 삼성생명과학연구소에 재직하던 99년에 바이오벤처 기업인 ‘툴젠’을 설립했다. 유학 시절 대학교수들이 생명공학 산업에 기여하는 바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대학교 대신 벤처기업을 택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고.



    “인간 게놈을 해독한 ‘셀레라 게노믹스’사의 크레이그 벤터 회장도 연구원 출신입니다. 자연과학 전공자가 ‘사장’을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연구개발 쪽을 잘 안다는 장점이 크죠.”



    이 사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