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6

2003.01.02

말 못할 性고민 ‘원스톱 진료’로 말끔

성기 왜소·조루증 등 부작용 거의 없는 치료법 개발 … 한번 방문으로 검사부터 수술까지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2-12-27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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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못할 性고민 ‘원스톱 진료’로 말끔

    이윤수 비뇨기과의 수술 장면.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최첨단 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

    12월15일 서울 중구 명동 이윤수 비뇨기과(www.penilee. co.kr).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씨(32)와 부인 이모씨(30)가 한참 망설이다 병원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이들 부부는 성적 갈등 때문에 이혼 일보 직전이었다. 이 병원의 전문의들은 남편과 부인의 개별상담에 들어갔다. 이 비뇨기과 클리닉의 특징 중 하나는 부부간 성적 갈등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그림상담을 한다는 것. 환자가 그린 그림이나 모자이크를 통해 그들의 성심리를 분석하고 치료법을 찾는 것이다.

    부인 이씨가 이날 남편의 성에 대해 묘사한 그림은 토막난 생선. 난도질당한 생선 중간에는 옥수수와 고추산적, 조개, 쇠고기구이와 같은 것들이 잡다하게 들어가 있었다. 상담 결과 이씨는 남성의 성 편력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다. 남편 김씨가 부부관계 자체를 멀리하고 몇 달에 한 번 있는 잠자리도 채 1분도 되지 않아 끝내버리는 것은 바람을 피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에서 생선을 토막낸 것은 남편의 성기에 대한 이씨의 잠재적 불만을 드러낸 표현이고, 생선 토막 중간에 들어간 소재들은 남편이 상대한 다양한 여자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들.

    대학병원급 첨단 수술시설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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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수 비뇨기과를 찾은 한 여성 환자가 남편의 성을 적대적으로 묘사한 그림.

    하지만 남편 김씨는 정작 다른 고민에 빠져 있었다. 자신의 성기가 너무 작다고 생각한 나머지 부인과의 관계 자체를 멀리해온 것. 그는 소위 ‘성기 왜소증’ 환자였다. 부인이 짜증을 내고 무시하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 남편은 더욱 부인을 멀리했다.

    이 클리닉 이윤수 원장(비뇨기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이들 부부의 성적 갈등의 근본 원인이 남편 김씨의 ‘성기 왜소증’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그의 왜소증은 성적인 자신감 부재로 연결돼 조루증까지 만들어놓았다. 김씨는 자신의 성기 왜소증과 조루증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부인에게 이를 솔직히 털어놓지 못했다.



    김씨가 다른 성 클리닉을 제쳐두고 이곳을 찾은 이유도 이원장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성기확대술과 간편한 수술을 통한 조루증 치료법을 개발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 김씨는 방문 당일 이 두 수술을 받고 바로 퇴원했다. 결과는 대만족. 이혼하겠다고 서로 으르렁거리던 일은 옛추억이 될 만큼 이들 부부의 금슬은 좋아졌다.

    김씨가 이 클리닉에서 받은 수술은 진피 지방을 이용한 성기확대수술. 이 수술은 자신의 신체 일부(엉덩이와 허리)에서 추출한 진피 지방(피부와 지방층 사이에 있는 부분)을 성기에 주입해 성기를 굵게 만드는 수술. 이원장이 1994년 국내 최초로 이 수술법을 국내 학회에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성기확대술은 파라핀 등의 이물질을 삽입해 이물질이 녹아 신체에 흡수되거나 염증이 생겨 곪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었다. 이원장이 진피지방 수술법을 개발하고 난 뒤 이 수술법은 전국에 보급됐다.

    이원장은 “성기 왜소증은 선천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심리적인 측면이 많지만 심리 치료를 해서도 안 될 경우 이 치료술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조루 증세도 수술을 통해 30분 만에 해결됐다. 사실 조루증도 95년 이원장이 음경배부신경수술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심리적 요인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원장은 조루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 중 절반 정도가 성기 귀두(앞머리) 부분이 지나치게 민감해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음경배부신경수술은 이런 환자의 귀두 신경을 수술로 무디게 해주는 수술법. 수술의 명칭도 성기의 등 부분(배부)에 있는 귀두신경을 일부 차단해 조루증을 해소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이 수술은 귀두의 민감성 측정검사인 조루증 검사를 한 뒤 해당되는 환자만이 받게 된다.

    이원장의 진피지방 성기확대술과 음경배부신경수술은 97년 아시아태평양남성의학회와 국내 학회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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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수 비뇨기과는 여성 환자와 남성 환자의 대기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하지만 남성 성기능 장애 중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발기부전. 이원장은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신장투석 환자 등 심혈관계나 신장 계통에 장애가 있는 환자들처럼 발기부전 치료제에 부작용을 나타내는 환자들과 약물치료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음경보형물수술을 하면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클리닉에서는 굴곡형, 자가팽창형, 세조각형 등 보형물을 환자의 상태와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시술하고 있다. 수술시간은 1시간 30분. 오전에 수술하면 오후에 퇴원할 수 있다. 미국 뉴욕 코엘 대학 병원 비뇨기과 등 미국과 중국의 각 대학병원 의사들이 이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이 클리닉 발기부전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특수 화학검사 및 호르몬 검사 등 무려 일곱 가지 검사를 통해 발기부전에 대한 근본원인을 알아낸 뒤 환자 개개인에게 잘 맞는 수술을 한다는 점. 이원장은 “남성 성기능의 장애 중 발기부전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윤수 비뇨기과가 자랑하는 또 다른 수술법은 수술 현미경을 이용한 정관복원술. 이 클리닉에는 국내 대학병원급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수술 현미경이 있어 보다 정확한 정관 복원이 가능하다. 이원장은 “사람들은 흔히 정관복원술이 묶인 실만 풀어주면 되는 쉬운 수술로 알고 있지만 정관의 굵기가 워낙 가늘어 보다 정밀한 수술이 아니면 수술에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며 “입원 없이 간단하게 수술이 가능한 것도 모두 수술 현미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 환자 전담 女전문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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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확대수술, 조루수술과 관련 국내외 학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윤수 원장.

    사실 이 클리닉의 모든 검사와 수술이 하루에 끝날 수 있는 것(One-Day 시스템)도 대학병원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인력과 시설 때문이다. 비뇨기과 세부 전공별로 전문의만 3명에다 미술치료사가 따로 있고, 남성 성기능 개선과 배뇨 장애와 관련한 총 8종의 고가 장비가 구비돼 있다.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든 검사가 방문 당일 끝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당일 수술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이 클리닉이 남성들만의 공간은 아니다. 미술치료를 통해 부부간의 성 갈등을 해소하는 부부클리닉이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세 번째로 배출된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가 배뇨 장애 클리닉을 맡고 있다. 지금껏 여성 요실금 환자의 경우 남성 의사들과 상담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비뇨기과 방문을 기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 클리닉은 여성 전문 배뇨클리닉을 개설하고 여성환자의 대기실도 따로 마련해 여성들에 대한 비뇨기과 클리닉의 높은 문턱을 낮췄다. 이원장은 “남성에게는 전립선염이 그렇지만 여성도 요실금 등 배뇨 관련 질환이 있으면 성관계 때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많은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배뇨 관련 질환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 클리닉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한국성과학연구소(소장 이윤수·www.sexacademy.org)는 97년 한국인의 성의식 구조를 알기 위해 한국 성인 2134명을 대상으로 성상담을 실시해 한국 기혼남성의 성의식 및 성생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감춰져 있던 한국인의 성 실태를 리얼하게 보여준 이 보고서는 이후 한국판 ‘킨제이 보고서’로 평가받았다. 이 연구소는 98년 11월에도 전국 6대 도시 한국 여성 14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여성의 성의식 및 성 실태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한국의 성 실태와 관련된 보고서를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원장은 “한국인의 성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제대로 된 진료도 가능하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97년 보고서에 버금가는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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