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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건강 ④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미용·조리·건강식품에 널리 사용… 일부만 표본조사, 잔류기준 마련 시급

  •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구운 소금과 죽염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제품 이름을 밝히지 않아 소비자들은 더 불안해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그 효능을 믿고 써왔던 죽염이나 구운 소금 등 가열처리 소금 제품에 다이옥신 잔류 허용기준치도 없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가열처리 소금은 미용·조리 제품, 건강식품에도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청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죽염 13개 품목, 구운 소금 11개 품목, 생소금 1개 품목 등 시판중인 소금 25개 품목을 무작위로 수거해 다이옥신 잔류량을 검사한 결과 16개 품목(67%)에서 다이옥신이 나왔다고 8월8일 밝혔다.

제품 미공개 소비자 항의 빗발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죽염 8개 제품에서는 평균 1g당 6.29pg TEQ(1pg은 1조분의 1g, TEQ는 독성등가지수)의 다이옥신이, 구운 소금 8개 제품에서는 평균 16.7pg TEQ가 나왔다. 구운 소금 제품 가운데 최고 43.54pg TEQ가 검출됐고, 생소금에서는 다이옥신이 나오지 않았다. 최고 수치가 나온 제품은 하루 6g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다이옥신 섭취 허용기준치(240pg TEQ, 몸무게 60kg인 성인 기준)를 초과하게 된다.



식약청은 생소금에서는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음에 따라 다이옥신이 소금 제조 과정중에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험용 회화로를 통해 자체 조사한 결과 섭씨 300도 부근에서 다이옥신이 생겨나고, 800도 이상 고온에서는 다이옥신 잔류량이 급속하게 줄어들었다는 것.

식약청이 직접 수거해 검사한 죽염 2개 제품과 구운 소금 2개 제품에서는 1g당 평균 11.09pg TEQ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비되는 식품 가운데 다이옥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 어류 1g당 0.007~1.452의 평균 잔류 수준보다 7.6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유럽연합(EU)의 식품 중 다이옥신 잔류 허용기준─식육(1~6pg TEQ/g) 어류(4pg TEQ/g) 유지(0.75~3pg TEQ/g)─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식약청은 친절하게 이런 설명을 곁들이면서도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www.kfda.go.kr) 자유게시판에는 다이옥신이 검출된 제품 이름을 묻는 글과 항의성 글이 수백 건이나 올라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측도 8월9일 하루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문의전화를 받았다.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답답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발암물질 다이옥신이 함유되어 있다는 말만 해놓고 어느 업체인지 밝히지 않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다”라며 명단 공개를 촉구했다. ‘일산최’라는 네티즌은 “건강에 좋다고 해 비싼 가격인데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 구운 소금만 십수년간 먹었다”면서 “사회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음식에 대해서는 사후 약방문식으로 발표만 해놓고 볼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항의했다.

식약청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표본 수가 적어 대표성이 없으므로 선의의 피해업체가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표본 수가 적었던 이유는 예산과 시간 문제로 돌렸다. 다이옥신 잔류량 검사를 공인 기관에 의뢰하는 데 1건당 300만~400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표본 수를 늘릴 수 없었다는 것. 기계를 직접 구입할 경우 1대의 값이 10억원에 달하고, 그것으로 2주에 3건 정도의 검사밖에 진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 대부분을 수거해서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그러나 이는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식약청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데 7500만원(1건당 300만원×25개 업체 제품) 상당의 예산밖에 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보건환경연구원측은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일단 자체 조사한 제품 가운데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은 11개 제품을 공개했다. 이는 원죽염(대일진죽염), 황송자죽염·자수정·요리용죽염(이상 고려죽염), 경방원죽염, 천염, 청학죽염(청학솔죽염), 볶은소금·구운소금(영진그린식품), 청정원구운소금(청수식품), 삼보죽염(태성식품) 등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한 제품은 식약청 조사에서는 다이옥신이 검출됐고,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제품마다 다이옥신 잔류량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이번 조사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업체는 C, G, Y, S 등 16개. 관련업체는 백화점 할인점 등과의 협의를 통해 자사제품을 매장에서 서둘러 빼내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양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제품의 회사는 “자체적으로 다이옥신 검사를 의뢰해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죽염을 원료로 한 치약 등을 만들어온 LG생활건강은 “10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아홉 번 구운 죽염을 원료로 치약을 만들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발표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번 조사에서 표본으로 채택한 제품 대부분이 중소업체 제품이고, 대량 유통되는 제품 대부분은 빠진 사실. 한 업체 대표는 “정확한 분석과 해석, 기준 없이 진행한 작업이라는 증거”라면서 “식약청의 조사 결과에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죽염·구운 소금에도 다이옥신 “먹을 게 없다”
자사 제품이 시료로 채택되지 않은 중견 죽염회사 인산가㈜는 “아홉 번 구운 자사제품을 포항공대에 의뢰해 실험한 결과 다이옥신 동족체인 퓨란 성분이 0.002pg 검출됐을 뿐이다”면서 부실한 몇몇 제품을 조사한 것으로 전체 업계를 매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식약청의 조사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구운 소금이나 죽염은 우리 일상 생활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는데도 그에 대한 다이옥신 잔류기준치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

식약청 관계자도 검사 결과를 서둘러 공개한 것에 대해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되는 죽염, 구운 소금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거나 장기 복용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소비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열처리한 소금제품은 80여개 중소 제조사가 160여개 제품을 생산해 대형 식품회사 또는 자체 유통망을 통해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전체 소금 소비량의 5% 정도이며 지난해 1만3800톤, 120억원어치 가량이 생산돼 시중에 유통됐다.

식약청은 곧 추가 연구조사 작업을 실시, 소금 제조기준 설정 등 소금의 다이옥신 관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각 제조사와 관할 시도에 검사 결과를 통보, 가열처리 소금 제조 과정중 특히 온도관리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조치했다.



주간동아 348호 (p46~47)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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