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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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운명에 영향 무료작명 봉사 기쁨

  • < 구미화 기자 > mhkoo@donga.com

    입력2004-10-05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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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은 운명에 영향 무료작명 봉사 기쁨
    서울 서초구청 민원여권과 호적팀장 이동우씨(51)는 새로 태어난 아기들에게 무료로 이름을 지어준다. 30년 넘게 취미 삼아 지어준 이름은 3500명이 넘지만 98년 조남호 구청장의 관심으로 무료작명창구를 만들어 봉사를 시작한 뒤로 7월 말 1000명을 돌파했다. 어린 시절 고향 훈장어른이 이름풀이를 하던 모습에 흥미를 느껴 독학으로 시작한 작명은 98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역학을 전공하면서 전문가 수준이 됐다.

    그가 무료로 좋은 이름을 지어준다는 소문이 나자 작명을 부탁하는 사람들만 하루 10여명. 그는 신청자와 대면하지 않고 신청서를 통해서만 작명의뢰를 받는다. 하지만 이름이 다 지어지면 꼭 그 부모가 찾아와야만 이름을 알려준다.

    “주변환경이 따라줘야 이름도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이름이 운명을 결정짓는 게 아니라 운명에 영향을 미칠 뿐이니까요.”

    이러한 생각 때문에 그는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아기가 잘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는 인생의 선배로서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한 100가지 방법’이 적힌 종이를 손에 쥐어준다.

    자기 자식의 이름을 짓듯 정성을 다하는 그는 이름 하나 짓는 데 일주일 넘게 고민한다. 그리고 의뢰인들이 감사의 뜻으로 사들고 온 음료수나 담배 한 보루도 챙기지 않는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전해지는 이름이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름은 생(生)의 심볼(symbol)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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