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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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세례를 주노라”

  • < 자료 : 지적 쾌락의 세계 와우밸리(www.wowvalley.com) >

    입력2004-10-15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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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군 전쟁 당시, 유럽의 병사들은 악마의 유혹에 흔들렸다. 이슬람교도의 음료인 커피를 마시느냐 안 마시느냐. 신의 이름으로 모인 군사들이었지만, 커피의 맛과 향에는 흔들렸던 것이다. 이때까지 커피는 사탄의 유혹이자 금지된 음료였다.

    커피가 사탄의 음료라는 딱지를 뗀 것은 르네상스 시대였다. 1350년대부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인간의 정신을 구속하는 권위와 종교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이들은 커피에 대해서도 조금 관대해졌다. 하지만 이때도 커피가 사탄의 음료가 아닐까 하여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르네상스 초기 밀무역으로 들여오던 커피에 매혹된 사람들이 늘어나자, 보수적인 교인들은 사탄의 음료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꼴이 못마땅했다. 결국 1605년 교황 클레멘트 8세에게 “커피는 이교도의 음료고, 이교도의 음료는 곧 사탄의 음료이므로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청원했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교황, 일단 커피를 마셔보았는데 그만 그 독특한 맛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결국 커피는 종교에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종교인이 마셔도 좋은 음료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커피를 ‘기독교인의 음료’라고 선포하고 커피에 세례까지 주었다.

    이슬람교의 신비 음료 ‘커피’

    “커피에 세례를 주노라”
    커피가 유럽에 전해지면서 사탄의 음료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이슬람교도들에게는 신비의 음료였다. 처음 커피나무를 발견한 사람들은 빨간 커피열매를 통째로 씹어 먹다가, 기름과 함께 빵에 발라 먹거나 수프로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이슬람 승려들에게 커피는 밤 새워 기도할 때 잠을 막아주고, 기운나게 해주는 신의 음료였다. 이슬람의 의학자 겸 철학자로 유명한 아비센나는 그의 저서 ‘의학전’에 “커피는 귀가 아픈 것에서부터 눈과 간의 질병까지 모두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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