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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분석|국가 산업단지, 그 빛과 그림자

돈 잡아먹는 굴뚝 … 경제성 뒷걸음질

환경부담금·주민 이주비 등 사회적 비용 증가… 무분별 확장에 대한 경계 목소리 높아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돈 잡아먹는 굴뚝 … 경제성 뒷걸음질

돈 잡아먹는 굴뚝 … 경제성 뒷걸음질
국가산업단지(이하 국가산단) 정책은 시행 30년을 넘기면서 그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경제 상황의 변화로 ‘산업시설의 집적’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유명무실해졌다는 것. 전문가들은 적어도 국가산단의 무분별한 추가 건설이나 확장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산단 유지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여수산단의 경우 공단지역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336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소요된다. 산단 건설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추가비용이다. 한편 1994년 800억원이던 울산산단 업체들의 환경시설 예산은 이듬해 30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 다른 쟁점은 국가산단이 국토의 균형발전에 대한 ‘종합 플랜’이 없는 상태에서 중구난방으로 추진됐다는 사실이다. 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호남지역을 달래기 위해 추진한 대불공단의 경우 26.5%(2001년 11월 현재)의 저조한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다. 북평(27.5%)이나 안정산단(10.2%) 등의 낮은 입주율도 정치논리에 따른 무리한 사업 추진 때문이라는 것이 서울대 박삼옥 교수(경제지리학)의 분석이다.

박교수는 공해를 유발하는 대형 장치산업 대신 IT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는 한국의 산업구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럽 선진국들이 이미 60년대부터 추진하고 있는 ‘오염산업시설의 제3세계 국가 이전’을 벤치마킹할 시점이 됐다는 주장이다. 우리가 바스프, 듀폰 등 유럽계 화학기업들의 한국 진출을 ‘외자 유치’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주장은 더욱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과 중동 국가들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 해외 이전 등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은 관련업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김재형 소장은 “국가산단 사업을 사업 전체비용(life cycle cost) 측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진국의 경우 국책사업을 시작할 때 이미 해체비용까지 반영해 경제성을 검토한다는 것. 이에 준해 수명이 다한 산업시설을 자연 상태로 복원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계산할 경우 국가산단의 추가 건설은 어렵다는 것이 김소장의 견해다.



산단의 가장 큰 효과로 알려진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에 대해서도 해당 지역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국가산단 기업들이 납부하는 세금의 97% 이상은 국세. 미미한 지방세는 대부분 산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도로개설 등에 쓰인다고 지자체들은 지적한다. 지역 학계에서는 지역 공장에서 생산된 부가가치가 서울 본사로 올라가는 구조라고 분석한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역에서의 물품 구매나 공사 발주를 일정 금액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것.

지난 2월26일 여수시청 제1청사에서는 ‘국가산단 제도 및 환경개선을 위한 전국연대(준)’가 창립을 선언했다. 국가산단이 입주해 있는 전국 18개 지역 시민단체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들은 “현재의 국가산단 제도가 중앙 정부 및 기업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어 지역 주민에게는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과 민관산학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전국연대(준)에 참여하고 있는 인천발전연구원의 조경두 박사는 “국가산단의 해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라진 시대를 반영하는 경제성 연구가 미비한 상태에서 70년대식 개발논리를 좇아 공단을 조성하거나 확장하는 일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공동체와 환경에 대해 면밀한 고려를 거친 ‘생태공단’의 개념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간동아 328호 (p40~40)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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