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7

2002.03.28

흑1 강펀치 … 아차차 뻔한 실수

조훈현 9단(흑):이창호 9단(백)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입력2004-10-22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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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1 강펀치 … 아차차 뻔한 실수
    ‘나이를 거꾸로 먹는 승부사’. 바둑계에서 조훈현 9단을 두고 하는 소리다.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의 고바야시(小林光一), 조치훈 9단, 중국의 녜웨이핑(攝衛平) 9단이 모두 ‘흘러간 스타’로 잊히는 지금 유일하게 강펀치를 휘두르고 있는 노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 이창호 9단도 예외일 수 없었다. 는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한국 최고 전통의 타이틀 국수전 도전1국의 승부처 장면. 흑1로 뛰어든 시점에서 프로, 아마 할 것 없이 제일감을 묻는다면 백‘가’의 붙임일 것이다. 그런데 이 9단의 선택은 백2·4로 흑 한 점을 끊어 잡는 수였다. 흑5로 뛰는 순간 백이 좌우 양곤마 신세로 전락할 것이 눈에 뻔히 보이건만 왜 그랬을까.

    의 흑1에 백2로 붙이는 수는 흑이 3 이하로 수단을 부려올 것이다. 그러면 백10까지는 서로 최선. 실전에 비한다면야 백으로선 그래도 이쪽이 나은 그림이다. 백의 최선의 응수는 의 2 옆구리 붙임. 이에 흑A로 치받으면 백4로 넘어가므로 흑3에 젖히는 수 역시 최강인데, 이때는 백4의 맞끊음이 맥. 그리고 백8의 선수끊음이 넘어감을 방지하는 기민한 수여서 이하 10까지면 흑이 곤란한 모습이다.

    흑1 강펀치 … 아차차 뻔한 실수
    이로써 조 9단은 기선을 제압하며 국수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149수 끝, 흑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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