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9

2005.01.18

투키브리지로 되찾은 ‘이’ 편한 세상

빠진 치아 양쪽에 키 걸어 인공치아 끼워넣는 방식 … 치아 4개일 경우 임플란트 비해 값 80% 싸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1-14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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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키브리지로 되찾은 ‘이’ 편한 세상

    투키브리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부천사랑치과 김재현 박사.

    화장품 원료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홍상수씨(49)는 최근 거래처 사람들에게 술 접대를 하고 귀가하다 발을 헛디뎌 앞니 4개가 부러졌다. 늦은 밤인지라 간단한 응급처치만 받고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을 찾은 홍씨는 의사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치아 훼손 상태가 심해 치아 4개를 모두 빼고 임플란트(Tips1)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 경기침체로 사업도 어려운 터에 1000만원이 넘는 임플란트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병원 문을 나온 홍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한 지인에게서 부천사랑치과(원장 김재현 박사)를 소개받았다. 1년 전 이곳에서 치아 2개를 투키브리지로 시술받은 그는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럽다며 홍씨에게 시술을 권했다. 홍씨에겐 무엇보다 가격이 임플란트의 20% 선인 200만원 정도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400여건 넘는 임상 경험 ‘베테랑 전문의’

    경기 부천시 오정구에 있는 부천사랑치과는 빠진 치아를 투키브리지로 시술하는 전문병원. 원장 김재현 박사는 2000년 투키브리지(two key bridge)가 개발된 초기부터 시술을 시작해 400여건이 넘는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 전문의. 투키브리지는 말 그대로 빠진 치아의 양쪽 치아에 각각 하나씩, 총 두 개의 키(key)를 걸어 인공치아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마취나 수술이 필요 없는 간단한 시술법이다. 씹는 힘이 자연치아의 80~90%에 이르러 마른 오징어나 갈비처럼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먹을 때에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기능성과 안정성 면에서 임플란트에 버금가는 시술법.

    투키브리지의 가장 큰 매력은 시술 비용이 아주 싸다는 점이다. 특히 요즘처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시술 비용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더욱이 투키브리지는 빠진 치아를 대신하는 인공치아의 숫자가 두 개, 세 개로 늘어날수록 비용은 더욱 엄청나게 싸진다. 임플란트는 빠진 치아 각각에 개별 시술을 해야 하는 반면, 투키브리지는 빠진 치아를 한꺼번에 4개까지 끼워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아가 1개 빠졌을 때 임플란트는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투키브리지는 절반인 100만~120만원 정도면 된다. 홍씨처럼 훼손된 치아가 4개일 경우에는 800만~1200만원이 드는 임플란트에 비해 무려 80%가 싼 200만~250만원밖에 들지 않는다.

    투키브리지로 되찾은 ‘이’ 편한 세상

    부천사랑치과 대기실 전경.

    투키브리지의 경제성은 비용뿐만 아니라 시술 시간이나 치료 기간에서도 돋보인다. 임플란트는 총 시술 과정이 보통 3~12개월이나 걸리며 이 과정에서 3~5회 정도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또 인공 치근을 심는 데만 1시간이 걸린다. 반면 투키브리지의 총 시술 기간은 일주일 남짓. 병원 방문도 두 번이면 충분하다. 처음 치과를 방문해 양옆의 치아에 구멍을 뚫고 본을 뜬 후, 일주일 뒤에 와서 인공치아를 끼우기만 하면 된다. 시술 시간도 20~30분 정도로 짧다. 투키브리지가 바쁜 직장인들이나 취업, 결혼 등을 앞두고 급작스런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서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투키브리지의 또 다른 매력은 시술 대상의 폭이 넓다는 사실이다. 그중 하나가 기존에 해넣은 보철물 바로 옆의 치아가 손상된 경우. 예전에는 손상된 치아에 보철물을 추가하기 위해 멀쩡한 기존 보철물을 뽑아내고 통째로 보철물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투키브리지는 기존 보철물을 그대로 살리면서 손상된 치아에만 보철물을 추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공치아의 키를 끼우는 구멍을 보철물에도 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기존의 보철물을 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트럭운전을 하는 김모씨(47)도 투키브리지 덕분에 기존 보철물을 그대로 살린 경우. 2년 전 심한 충치 때문에 앞니 2개에 ‘크라운브리지(Tips2)’ 보철을 한 그는 세 달 전 크라운브리지를 한 앞니 바로 오른쪽 치아가 핸들에 부딪혀 부서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경우 기존에는 임플란트를 하거나, 예전의 2개짜리 크라운브리지를 빼고 새로 연속적으로 3개의 크라운브리지를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투키브리지로 되찾은 ‘이’ 편한 세상

    투키브리지를 하기 전(맨 왼쪽)과 양쪽에 키를 끼운 상태(가운데 ), 시술 후의 모습.

    마취 필요 없고 두 번 방문이면 시술 끝

    하지만 김씨는 예전의 크라운브리지는 그대로 두고, 뺀 한 개의 치아만 투키브리지로 보철을 했다. 한쪽 키는 크라운브리지 보철에 걸고, 한쪽 키는 자연치아에 걸어 투키브리지 시술이 가능했던 것. 김씨는 비용적인 측면은 물론, 투키브리지의 성능에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김 박사는 “투키브리지는 특히 기존 보철물 부근의 치아가 손상된 사람들에게서 특히 사랑받고 있다”며 “이는 기존 보철물을 살리다 보니 비용도 적게 들 뿐 아니라 치료 기간과 통증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투키브리지는 마취하고 수술을 해야 하는 임플란트와 달리, 마취와 수술 과정 자체가 없는 까닭에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전신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노인에게도 시술이 가능한 것.

    더욱이 투키브리지는 턱뼈에 무엇을 박아넣거나 깎아낼 필요가 없어 턱뼈의 양이 부족하거나 약해도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특히 담배를 피는 환자라면 투키브리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임플란트의 경우 시술 전후 한 달 넘게 반드시 금연해야 하지만, 투키브리지는 흡연이 시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 마지막으로 투키브리지는 치료 과정에서 통증이 거의 없어 평소 치과 치료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시술받을 수 있다.

    투키브리지로 되찾은 ‘이’ 편한 세상

    투키브리지를 하기 전(맨 왼쪽)과 양쪽에 키를 끼운 상태(가운데 ), 시술 후의 모습.

    하지만 김 박사는 “투키브리지 시술시 치아에 뚫는 미세한 구멍의 깊이나 각도가 잘못되면 시술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시술 뒤 인공치아가 빠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따라서 무엇보다 투키브리지 시술에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나 투키브리지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단 시술받으려면 인공치아의 키가 들어갈 구멍을 낼 수 있을 만큼 양옆의 치아가 건강해야 한다. 만약 양쪽 치아가 부실하다면 먼저 치료받은 뒤 투키브리지를 시술받아야 한다. 양옆의 치아가 의치라도 시술은 가능하지만 양쪽 치아에 키를 걸어야 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맨 마지막 어금니는 불가능하다.

    김 박사는 “앞으로 더 많은 치과의사가 투키브리지 시술에 도전해보기를 권유한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학문적으로나 임상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투키브리지로 되찾은 ‘이’ 편한 세상

    김재현 박사.

    Tips1

    임플란트

    잇몸 뼈에 금속 기둥(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 주변 자연치아의 손상이 없으며, 씹는 힘이 자연치아에 버금갈 정도로 좋다. 마취와 수술이 필요하므로 전신질환자나 고령자들은 쇼크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인공치근을 심을 턱뼈의 양이 적으면 시술이 어렵고, 기간이 3~12개월 정도로 길다.

    Tips2

    크라운브리지

    빠진 치아 양옆 치아에 구멍을 뚫어 인공치아를 거는 방법. 비용이 적게 들지만, 양쪽의 건강한 치아를 갈아야 한다는 것이 단점. 씹는 힘도 자연치아에 비해서 턱없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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