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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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불리 신혼부부, 추첨제 공급 노려라

바뀌는 청약제도에 맞춘 내집 마련 및 청약 전략

  • 성종수 ㈜알젠 미디어 대표

    입력2007-04-18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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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불리 신혼부부, 추첨제 공급 노려라

    한 은행 지점에 몰려든 아파트 청약 신청자들.

    9월부터 새로운 청약제도가 도입된다. 청약제도가 워낙 자주 바뀌고 내용도 어렵다 보니 전문가가 아니고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새 아파트 마련을 계획해온 이들은 바뀐 청약제도를 찬찬히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청약전략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 9월 이전에 청약통장을 쓸 것인지, 9월 이후로 미룰 것인지, 기존 주택을 살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내게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게 상책

    9월부터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면 새 아파트에 청약하는 환경은 어떻게 변할까. 한마디로 말하면 부양가족이 많고, 무주택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긴 청약통장 가입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공급물량의 최대 50%(전용면적 85㎡ 이하는 75%)가 청약가점제 몫으로 할당돼 당첨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거꾸로 무주택 기간이 짧은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은 매우 불리하다. 이들은 청약가점제 대상 주택보다는 추첨제 방식으로 공급되는 주택을 노리는 편이 낫다. 배정 물량이 많지 않아 당첨 확률은 떨어지지만 자격이 처지므로 달리 도리가 없다.

    청약가점제는 평형에 상관없이 △무주택 기간(만점 32점) △부양가족 수(35점) △가입기간(17점)의 3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별도 가중치가 없어 최대 점수는 84점.



    예컨대 부양가족이 4명이고 8년3개월간 본인 명의의 집이 없으며 8년2개월 동안 청약통장에 가입했다면 가점은 53점이다. 무주택 기간이 7년6개월로, 6년2개월간 통장에 가입해 3명을 부양하고 있는 경우라면 44점을 받게 된다.

    사회초년생인 직장인이 부양가족 없이 3년8개월 동안 세입자로 살면서 3년1개월째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가점은 18점에 그친다. 이 경우 청약가점제 대상 물량을 당첨받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기존 주택을 구입하거나 추첨제 공급 물량에 청약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다.

    청약가점제에서도 변수는 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가구 소득과 부동산 자산이 가점 항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항목은 어느 선에서 배점이 결정될지 불확실하다. 하지만 도입이 확정될 경우 주택 외에 토지, 건물 등 별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소득이 높은 수요자들은 불리해진다. 이런 범주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굳이 9월 이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버리고 그 전에 공급되는 아파트 중 입지 여건과 분양대금 납부 조건이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장기 무주택자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긴 경우, 부양가족이 많고 소득이나 별도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것이 좋다.

    청약가점제 불리한 경우 대처 방안

    새로운 청약제도 도입은 청약통장 가입자 유형뿐 아니라 연령대별로도 새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대와 50대는 새 제도에서 가장 불리한 연령층이다.

    20대의 경우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등 모든 면에서 점수를 받기 어렵다. 50대도 유리하지만은 않다. 살아 있는 직계존속이 적고, 자녀는 결혼과 함께 세대분리를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편이다.

    먼저 20대부터 살펴보자. 이들은 청약저축 통장부터 가입하는 게 좋다. 무주택 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점수는 만 30세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20대는 무주택 기간 가점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다만 30세 이전에 혼인한 경우엔 혼인신고한 날부터 계산된다.

    20대는 대부분 미혼이라 부양가족 수 가점도 적다. 이제 갓 청약 1순위가 됐다면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총 17점 중 4점밖에 얻지 못한다. 가점 만점은 84점이지만 총점이 10점을 넘지 못한다. 추첨제 공급 물량이 병행되긴 하지만 전용면적 25.7평 초과 평형에서만 50%가 배정됐을 뿐, 20대가 많이 가입하는 25.7평 이하 청약부금과 청약예금으로는 추첨제 물량이 겨우 25%다.

    설상가상으로 청약가점제에서 탈락한 청약자도 자동으로 추첨제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중소형 평형 대상의 청약예금과 부금 가입자라면 9월 이전에 유망단지를 탐색하는 게 낫다. 청약통장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청약저축을 신규로 가입할 만하다. 집이 없는 단독세대주만 가입할 수 있으니 일찌감치 세대를 분리해 통장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월 납입액 상한액이 10만원이기 때문에 당첨권에 들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임대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다. 청약예금 및 부금에 가입해 이제 2, 3순위가 된 20대라면 청약저축 통장으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50대 이상은 그나마 높은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청약통장 가입기간 항목(17점)이 다른 항목보다 가점 비중이 작은 게 문제다. 따라서 무조건 청약전략을 세우기보다는 자신의 자산과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컨대 여유자금이 적고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다면 청약예금 예치금을 줄여 중소형 평형(85m2 이하) 가점제 75% 물량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여유자금이 많은 유주택자의 경우엔 가점이 낮으므로 청약통장을 최대한 증액해 중대형 평형의 추첨제 50% 물량에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50대부터는 분양시장에 매달리기보다는 새로운 투자원칙이 필요하다. 실물 위주의 ‘직접’투자에서 위험을 줄이면서 좀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간접’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노후 대비 생계수단으로 상가, 토지 등 임대용이나 수익형 부동산 매입도 고려해 봄직하다.

    청약가점제 허점투성이

    위장전입 등 사회문제 야기 우려


    절대 불리 신혼부부, 추첨제 공급 노려라

    2월21일 이용섭 건교부 장관이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출석해 1·31 부동산대책 입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청약가점제를 골자로 한 주택청약제도 개편안이 3월 말 발표됐지만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부양가족 수 가점이 현실성이 떨어지고 위장전입 등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양가족 수 항목에서 가장 높은 가점인 35점을 받으려면 주민등록등본에 등재된 직계존비속이 6명 이상이어야 한다. 부부가 부모를 모시고 자녀 3명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방 3개짜리 전용면적 25.7평 주택에서 7명이 함께 살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전용면적 25.7평 초과 주택의 50%는 청약가점제 적용 대상이지만 50∼60평형대 대형 평형을 분양받을 수 있는 무주택자는 많지 않다.

    위장전입 증가 가능성도 문제다. 부모를 모시지 않는 주택 수요자들이 무조건 부모의 주소를 옮겨놓는 사례가 늘 수 있다.

    둘째, 돈 많은 무주택자를 걸러내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2010년 근로소득지원세제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가구 소득이나 부동산 자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

    셋째, 독신자나 신혼부부에게는 청약가점제가 ‘남의 떡’이다. 가점 항목에서 ‘세대주 연령’이 삭제됐지만 독신자나 신혼부부가 청약가점제 적용 아파트에 당첨될 확률은 여전히 낮다. 신혼부부는 양가 부모를 동시에 모시고 결혼 직후 자녀를 줄줄이 낳지 않는 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독신자의 경우 아예 아파트 당첨 기대를 접어야 할 판이다.

    민간 중대형 평형의 경우 실효성도 논란거리다. 중대형 아파트는 채권입찰제로 우선순위를 가리고 채권입찰액이 같을 땐 가점제 50%, 추첨제 50%로 당첨자를 정한다. 하지만 인기지역 아파트는 대부분 채권상한액을 써내기 때문에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청약가점제에서 높은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 소비자의 자금 여력은 무시한 채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평형까지 무주택자에게 혜택을 준다면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제도의 현실성이다.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면 청약자가 자신의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통장가입 기간 등을 직접 계산해야 한다. 당초 계획보다 가점 항목을 단순화했지만 일반 청약자들은 헷갈릴 수 있다. 본인의 실수로 계산이나 입력을 잘못할 경우 당첨이 취소되거나 청약 자격이 제한돼 부담도 크다. 지난해 판교신도시 청약에서는 재당첨금지 조항 등에 걸려 당첨이 취소된 부적격자가 1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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