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생마르탱 운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 아니다. 나도 파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에펠탑에서부터 몽마르트르 언덕까지 이름이 알려진 곳은 대부분 가봤지만, 생마르탱 운하에 가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잘못 들어 어찌어찌하다 보니 생마르탱 운하 지역에 들어서게 됐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운하변은 앉거나 누워서 한가로이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도로 쪽으로 문을 활짝 열어놓은 카페도 사람들로 북적댔다. 물과 가로수, 햇살과 사람, 거기에다 거리 악사들의 음악까지 어우러진 생마르탱 운하는 무척 파리답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며칠 전 다시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일부러 생마르탱 지역으로 차를 몰았다. 오랜만에 운하를 보고 싶기도 했고, 또 다른 것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지난 연말 이곳에 설치됐다는 홈리스 체험용 텐트촌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운하의 좌우로 텐트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언뜻 봐도 200개 정도 돼 보이는 텐트들은 가로수 아래 산책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살풍경한 모습에 생마르탱 특유의 운치는 온데간데없었다.
홈리스 텐트가 시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난히 추웠던 2005년 겨울 ‘세계의 의사’라는 단체가 홈리스들에게 대량으로 텐트를 배포했다. 그때부터 시내 곳곳에서 홈리스들의 텐트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주로 외곽 공원, 지하철역 인근에서만 보이던 텐트들이 언제부터인가 중심으로 진출했다. 센 강변과 생마르탱 주변에는 텐트 여럿이 모여 공동생활을 하는 ‘텐트촌’이 형성되기도 했다. 사정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 눈에는 배낭여행객들이 풍경 좋은 곳에 텐트를 친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런 텐트를 방치해두던 파리시 당국은 지난해 여름 단속에 나섰다. 위생상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몇몇 ‘텐트촌’을 철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속 강도가 약해서,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되도록 홈리스들의 텐트는 대부분 그 자리를 지켰다. 이런 와중에 한 시민단체가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홈리스 체험용 텐트촌을 생마르탱 운하에 조성한 것이다.
이번 일을 보면서 프랑스인들의 ‘톨레랑스(관용)’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주거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청계천 주변에 텐트촌이 설치됐다면 정부나 시당국이 과연 보고만 있었을까.
한편으로는 프랑스인들의 시위 문화에도 감탄했다. 시위 주도 측은 ‘그림’이 되는 시위를 벌인 덕에 내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에 부담을 느낀 프랑스 정부는 최근 노숙자, 저소득 무주택자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노라고 약속했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시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잘못 들어 어찌어찌하다 보니 생마르탱 운하 지역에 들어서게 됐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운하변은 앉거나 누워서 한가로이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도로 쪽으로 문을 활짝 열어놓은 카페도 사람들로 북적댔다. 물과 가로수, 햇살과 사람, 거기에다 거리 악사들의 음악까지 어우러진 생마르탱 운하는 무척 파리답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며칠 전 다시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일부러 생마르탱 지역으로 차를 몰았다. 오랜만에 운하를 보고 싶기도 했고, 또 다른 것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지난 연말 이곳에 설치됐다는 홈리스 체험용 텐트촌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운하의 좌우로 텐트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언뜻 봐도 200개 정도 돼 보이는 텐트들은 가로수 아래 산책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살풍경한 모습에 생마르탱 특유의 운치는 온데간데없었다.
홈리스 텐트가 시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난히 추웠던 2005년 겨울 ‘세계의 의사’라는 단체가 홈리스들에게 대량으로 텐트를 배포했다. 그때부터 시내 곳곳에서 홈리스들의 텐트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주로 외곽 공원, 지하철역 인근에서만 보이던 텐트들이 언제부터인가 중심으로 진출했다. 센 강변과 생마르탱 주변에는 텐트 여럿이 모여 공동생활을 하는 ‘텐트촌’이 형성되기도 했다. 사정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 눈에는 배낭여행객들이 풍경 좋은 곳에 텐트를 친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런 텐트를 방치해두던 파리시 당국은 지난해 여름 단속에 나섰다. 위생상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몇몇 ‘텐트촌’을 철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속 강도가 약해서,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되도록 홈리스들의 텐트는 대부분 그 자리를 지켰다. 이런 와중에 한 시민단체가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홈리스 체험용 텐트촌을 생마르탱 운하에 조성한 것이다.
이번 일을 보면서 프랑스인들의 ‘톨레랑스(관용)’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주거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청계천 주변에 텐트촌이 설치됐다면 정부나 시당국이 과연 보고만 있었을까.
한편으로는 프랑스인들의 시위 문화에도 감탄했다. 시위 주도 측은 ‘그림’이 되는 시위를 벌인 덕에 내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에 부담을 느낀 프랑스 정부는 최근 노숙자, 저소득 무주택자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노라고 약속했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시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