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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도
그때 붙여진 꼬리표가 ‘국내용’. 스승을 격파하는 비법만 터득한 ‘안방 퉁소’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지금 최철한 9단이 그 짝이다. 이창호 9단에게 연전연승을 거두면서도 정작 세계대회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어 ‘이창호만 이기는 법을 터득한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작년 예상을 뒤엎고 이창호 9단을 무너뜨리며 쟁취한 기성 타이틀을 올해에는 같은 ‘송아지 삼총사’ 동갑내기인 박영훈 9단에게 넘겨주기 일보 직전에 처했다. 2연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막판에 몰린 것.
의 형세를 보면, 백쫔 여섯 점이 떨어진 상황에서 만약 우변이 통째로 흑의 집으로 굳어진다면 해보나 마나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떨어진 백1의 끼움 수가 ‘수렁에서 건진 내 딸’이었다. 백△가 죽어 있으되,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뭔가 고깃값을 하는 뒷맛을 절묘하게 활용한 승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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