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모 대신 플라스틱 바가지를 쓰고, 장난감 장총을 맨 모습이 그럴 듯하다. 맨발에 고무신이 아니라 운동화였더라면 더욱 폼났을 텐데. 어쨌든 꾹 다문 입에다 내리깐 눈이 비장한 분위기마저 연출하고 있다. 어린 녀석이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나 싶겠지만, 사실 사진 찍기를 몹시 싫어했던 내가 병정놀이 도중 카메라를 들이대는 아버지에게 심통을 부리는 장면이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충북 청주시 우암동에 살았다. 사진 속의 ‘나’는 서울로 이사 오기 직전인 1~2학년 무렵, 1970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비슷한 시기에 평생 잊지 못할 대형사고를 쳤다. 세 살 아래 동생과 친구와 함께 나뭇가지에 불 붙이는 장난을 했는데 그만 그 불이 짚더미에 옮겨 붙었다. 집채만한 짚더미가 홀랑 타고 온 동네가 난리가 났지만 다행히 집까지 옮겨 붙진 않았다. 30여년 전 개구쟁이 시절의 모습이나 마흔에 접어든 지금의 모습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게 신기할 뿐이다.
비슷한 시기에 평생 잊지 못할 대형사고를 쳤다. 세 살 아래 동생과 친구와 함께 나뭇가지에 불 붙이는 장난을 했는데 그만 그 불이 짚더미에 옮겨 붙었다. 집채만한 짚더미가 홀랑 타고 온 동네가 난리가 났지만 다행히 집까지 옮겨 붙진 않았다. 30여년 전 개구쟁이 시절의 모습이나 마흔에 접어든 지금의 모습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게 신기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