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에서 ‘지적 망국론’을 부르짖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21세기 知의 도전’이라는 책으로 다시 찾아왔다. 앞서의 책에서 그는 흔히 교양이라고 하면 인문사회 분야의 지식을 떠올리는 우리에게 셰익스피어의 이름만큼 ‘열역학 제2법칙’도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물리학 없이 이 세계와 우주를 이해할 수 없고, 생물학 없이 생명과 인간을 논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화학을 제외하고 물질을 논할 수 없다는 것이 과학교양론의 핵심이다.
‘21세기 知의 도전’은 바로 첨단과학의 현장에서 인류의 미래를 가늠해본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도쿄방송(TBS)이 21세기 프로젝트로 마련한 ‘인간의 여행, 인간으로 떠나는 여행’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기획됐다.
이 책에는 과학기술의 진보라는 관점에서 20세기가 과연 어떠한 시대였는가를 되돌아보고 21세기는 어떤 시대가 될 것인가 전망해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즉 20세기 과학 영역에서 일어났던 혁명적인 변화에서 시작해 21세기 첨단 생명공학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쟁점들을 설명하고, 우리시대 과학의 올바른 존재 방식에 대한 철학적 고민으로 끝맺는다.
그런 흐름에서 볼 때 이 책에서 20세기를 ‘知의 폭발시대’라 명명한 것은 적절했다. ‘해는 떴다가 지며 하늘 아래에는 새것이 없나니’라는 전도서의 한 구절이 무색해진 시대, 20세기는 날마다 새로운 것이 등장한 시대였다. 포드사의 컨베이어벨트가 3시간 만에 자동차 한 대를 완성해내는 대량생산이 시작되는가 했더니 어느새 아폴로 우주선과 대륙 간 탄도미사일의 시대에 와 있다. 20세기 초에는 아무도 하늘을 날지 못했지만 지금은 연간 4억명 이상이 하늘을 날아다니지 않는가. 단순히 기술의 진보만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과학지식의 대부분이 20세기에 탄생한 것이다.
20세기 상대성이론, 빅뱅이론, 컴퓨터, 생명과학, 바이오 혁명이 일으킨 ‘知의 폭발’을 경험하며 인류는 21세기에 접어들었다. 먼저 저자는 첨단 생명공학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꼼꼼하게 보여준다. 석유를 만드는 미생물의 발견은 에너지 고갈과 지구온난화의 공포로부터 인류를 해방시켜줄 희망이 되고 있으며, 유전자 치료에 HIV(에이즈 바이러스) 벡터의 이용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다. 또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천재 쥐는 슈퍼 인간의 탄생을 예고한다.
다치바나는 책 서문에서 “미래는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라면, 그것은 반드시 현재와 접속되어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속에 미래의 최전선과 맞닿은 부분이 있게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21세기 知의 도전’에서 비교적 미래 예측의 오류가 적은 과학기술의 최전선을 살펴봄으로써 인류의 미래를 조망하고자 했다.
도쿄대학 불문과를 졸업한 다치바나가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며 과학적 지식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면, 상지대 최종덕 교수(자연철학)는 학부에서는 물리학을, 대학원에서는 철학을 공부한 ‘두 문화’의 지식인이다. 그는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서 인문학의 영역을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넓힌다. 즉 학자들만의 연구가 아닌 생활 세계에 사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사람의 문제’를 담아야 한다는 것.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일상적 삶과 지식의 세계를 연결하는 사유와 방법, 그 사례를 담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3장 ‘학문의 현실인가, 현실의 학문인가’ 편에서 그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회과학 사이의 학문적 대화 단절을 개탄한다. 그는 또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개념의 세계에서 언어적 유희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묻고, 학문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한 지식, 개인의 소유물이 된 폐쇄적 지식이 오늘날 학문의 위기를 가지고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보라는 이름으로 지식을 만인이 공유하게 된 지금 우리는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정보의 창출성’을 실현해야 한다. 그것이 삶과 지식, 사유가 소통하는 진정한 ‘공부’다.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간단히 요약해 한입에 털어넣을 책이 아니다. 대학 새내기에게 이 책은 오랜 수험의 터널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한 학문의 길을 눈뜨게 한다. 또 당장 먹고사는 데 필요한 지식(저자는 이를 ‘용도지식’이라 했다)에 매몰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식과 삶의 가교를 제공한다. 그리고 여기서 소개한 두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 될 것을 주문한다.
21세기 知의 도전/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태선주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288쪽/ 1만3000원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최종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304쪽/ 1만3000원
‘21세기 知의 도전’은 바로 첨단과학의 현장에서 인류의 미래를 가늠해본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도쿄방송(TBS)이 21세기 프로젝트로 마련한 ‘인간의 여행, 인간으로 떠나는 여행’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기획됐다.
이 책에는 과학기술의 진보라는 관점에서 20세기가 과연 어떠한 시대였는가를 되돌아보고 21세기는 어떤 시대가 될 것인가 전망해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즉 20세기 과학 영역에서 일어났던 혁명적인 변화에서 시작해 21세기 첨단 생명공학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쟁점들을 설명하고, 우리시대 과학의 올바른 존재 방식에 대한 철학적 고민으로 끝맺는다.
그런 흐름에서 볼 때 이 책에서 20세기를 ‘知의 폭발시대’라 명명한 것은 적절했다. ‘해는 떴다가 지며 하늘 아래에는 새것이 없나니’라는 전도서의 한 구절이 무색해진 시대, 20세기는 날마다 새로운 것이 등장한 시대였다. 포드사의 컨베이어벨트가 3시간 만에 자동차 한 대를 완성해내는 대량생산이 시작되는가 했더니 어느새 아폴로 우주선과 대륙 간 탄도미사일의 시대에 와 있다. 20세기 초에는 아무도 하늘을 날지 못했지만 지금은 연간 4억명 이상이 하늘을 날아다니지 않는가. 단순히 기술의 진보만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과학지식의 대부분이 20세기에 탄생한 것이다.
20세기 상대성이론, 빅뱅이론, 컴퓨터, 생명과학, 바이오 혁명이 일으킨 ‘知의 폭발’을 경험하며 인류는 21세기에 접어들었다. 먼저 저자는 첨단 생명공학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꼼꼼하게 보여준다. 석유를 만드는 미생물의 발견은 에너지 고갈과 지구온난화의 공포로부터 인류를 해방시켜줄 희망이 되고 있으며, 유전자 치료에 HIV(에이즈 바이러스) 벡터의 이용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다. 또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천재 쥐는 슈퍼 인간의 탄생을 예고한다.
다치바나는 책 서문에서 “미래는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라면, 그것은 반드시 현재와 접속되어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속에 미래의 최전선과 맞닿은 부분이 있게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21세기 知의 도전’에서 비교적 미래 예측의 오류가 적은 과학기술의 최전선을 살펴봄으로써 인류의 미래를 조망하고자 했다.
도쿄대학 불문과를 졸업한 다치바나가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며 과학적 지식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면, 상지대 최종덕 교수(자연철학)는 학부에서는 물리학을, 대학원에서는 철학을 공부한 ‘두 문화’의 지식인이다. 그는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서 인문학의 영역을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넓힌다. 즉 학자들만의 연구가 아닌 생활 세계에 사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사람의 문제’를 담아야 한다는 것.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일상적 삶과 지식의 세계를 연결하는 사유와 방법, 그 사례를 담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3장 ‘학문의 현실인가, 현실의 학문인가’ 편에서 그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회과학 사이의 학문적 대화 단절을 개탄한다. 그는 또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개념의 세계에서 언어적 유희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묻고, 학문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한 지식, 개인의 소유물이 된 폐쇄적 지식이 오늘날 학문의 위기를 가지고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보라는 이름으로 지식을 만인이 공유하게 된 지금 우리는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정보의 창출성’을 실현해야 한다. 그것이 삶과 지식, 사유가 소통하는 진정한 ‘공부’다.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간단히 요약해 한입에 털어넣을 책이 아니다. 대학 새내기에게 이 책은 오랜 수험의 터널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한 학문의 길을 눈뜨게 한다. 또 당장 먹고사는 데 필요한 지식(저자는 이를 ‘용도지식’이라 했다)에 매몰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식과 삶의 가교를 제공한다. 그리고 여기서 소개한 두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 될 것을 주문한다.
21세기 知의 도전/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태선주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288쪽/ 1만3000원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최종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304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