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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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 “변해야 산다”

고급·전문화 전략 사이트 대대적 개편 … 고객 성향 분석 ‘맞춤형 서비스’ 박차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입력2003-03-13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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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쇼핑몰 “변해야 산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명품관을 신설하는 등 고소득층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저가 소비용품이나 가전제품 위주로 판매하던 인터넷 쇼핑몰에 고급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명품 코너가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삼성몰(www. samsungmall.co.kr)은 3월15일부터 ‘럭셔리 홀(Luxury Hall)’이라는 ‘사이버 명품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플라자라는 고급형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점을 살려 백화점에서 만날 수 있는 명품 브랜드를 인터넷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명품 브랜드들은 인터넷 쇼핑몰의 저가 이미지를 의식해 쇼핑몰 입점을 꺼려왔던 것이 사실. 삼성몰은 ‘럭셔리 홀’을 고급 취향의 인터넷 쇼핑몰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꾸미고 여성 고객들을 위한 고급 화장품, 수입 백색 가전제품 등을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몰이 부유층 고객들을 잡기 위해 내놓은 또 하나의 아이디어가 바로 ‘고급 이사 서비스’다. 삼성물산 사옥 주변의 분당지역 대형 주상복합건물들의 입주가 4∼6월에 일제히 시작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해 구상한 상품이다. 일반 이사 서비스에 비해 가격은 50% 이상 비싸지만 이사에 투입되는 인원을 늘리고 진공포장 방식을 동원하는 등 이사 후 ‘뒤끝’이 없도록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고소득자들을 위한 이삿짐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후문.

    “미래 고객 확보 위한 정지작업”

    고급화뿐만이 아니라 최근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의 화두는 단연 CRM(고객관계관리), 즉 고객 성향에 따른 맞춤형 관리다. 삼성몰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는 고객 취향에 맞춘 본격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클릭해서 살펴보기만 하고 구매하지 않은 상품들과 관련한 할인행사나 각종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고객들은 입맛에 맞는 정보를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가격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다른 업체들도 고객들의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선보이기는 마찬가지다. CJ몰(www. cjmall. co.kr)은 KTF와 연계한 모바일 판매로 고객들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을 쫓아가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롯데닷컴과 농수산쇼핑 등은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맞춤형 이유식 배달 서비스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듯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3월을 맞아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과 고급화, 전문화 등 차별화 전략 수립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TV홈쇼핑 업체들의 인터넷 쇼핑몰 진출이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LG홈쇼핑과 CJ홈쇼핑은 각각 LG이숍과 CJ몰을 내세워 홈쇼핑 고객을 인터넷 쇼핑몰 고객으로 연결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왔다. 홈쇼핑 업체들은 인터넷 쇼핑몰 연계 마케팅을 위해 김남주 배용준 이미연 등 톱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총출동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홈쇼핑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쇼핑몰 업체에 맞선 기존 업체들은 이런 공격적 마케팅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 유성줄 삼성몰 기획팀장은 “TV홈쇼핑 채널의 기본 고객층은 주부층이라는 점에서 온라인 쇼핑몰의 고객층과는 다르다”고 전제한 뒤 “홈쇼핑 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은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차원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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