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초단은 한창 기력이 왕성할 입단 4년차였던 93년 바둑을 1년간 쉬면서 대학입시 공부에 나섰다. 고3 때 ‘반짝공부’로 서울대 영문과에 입학했으니 ‘바둑 잘 두는 사람은 머리가 좋다”는 속설을 입증한 셈이다.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도 ‘외도’가 잦았다. 4학년 때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해 99년 1차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2차시험공부를 4개월 가량 했는데 제가 갈 길이 아니다 싶더군요.” 사법고시를 포기한 그는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해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남초단은 앞으로 게임과 문화의 상관관계를 인류학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그는 “바둑이 지나치게 대중화되면서 본래의 향기를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쉽다”면서 “들뢰즈가 유목민족과 유럽인의 전투양식을 체스를 소재로 분석했듯이 게임을 통해 한국인의 심리와 문화를 분석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