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계속해왔다. 그 동력은 값싸고 풍부한 석유였다. 석유 때문에 교통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경제규모가 급속하게 팽창했다. 현재 석유는 세계 에너지 수요의 40%, 교통수단에 제공되는 연료의 90%를 차지한다. 석유는 또한 인류 생활에 유익한 플라스틱 등 각종 석유화학 제품, 약품 등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석유로 만들어진 비료는 농업의 비약적 성장을 가능케 했고, 그로 인해 생산된 값싼 농산물은 빠른 인구 증가를 뒷받침했다.
그런데 수백만년에 걸쳐 생성된 석유는 공기처럼 무한히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매장량에 한계가 있어 고갈한다. 지금 세계적으로 석유는 연간 6% 정도 고갈되고 있는 데 반해 석유 수요는 연 2% 정도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만도 매년 8%씩 추가로 석유가 발굴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로 1인당 에너지 생산량이 이미 1979년에 정점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다.
석유 생산 머지않아 정점… 대체에너지 개발 신경써야
미국의 지질학자 킹 후버트는 1956년 당시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원유 생산이 1970년경에 정점에 이르고, 그 이후 꾸준히 감소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미국은 현재 석유소비량의 약 60%를 수입한다.
후버트는 미국 내 유전 발견이 1930년경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생산도 머지않아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본 것이다. 후버트의 방법을 전 세계적으로 적용한 데페예스는 세계 석유 생산의 정점이 2003년에서 2008년 사이에 위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석유 고갈에 관한 권위자 중 한 명인 콜린 캠벨은 2010년경이 그 정점일 거라고 내다본다.
반론도 많다. 미국지질조사 팀은 그 정점을 2020년 이후로 보고 있다. 상반되는 두 진영의 견해는 원유의 궁극적 매장량을 얼마로 추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조기 고갈론자는 지금까지 발굴된 양을 포함해 지구에 본래 매장된 양이 약 2조 배럴이라고 보는 데 반해 반대 진영은 그 양을 약 3조4000억 배럴로 본다.
이런 견해 차이의 근본 원인은 산유국이나 석유회사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매장량, 생산량 등에 관한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데 있다. 하지만 최대한 낙관적인 입장에 선다 해도 석유 생산의 정점은 고작 앞으로 18년 후인 2020년경이다.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중동 산유국이다. OPEC는 현재 세계 석유의 40%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발굴 가능한 매장량의 약 77%를 보유하고 있다. OPEC의 생산량은 향후 10년 이내에 비(非)OPEC 산유국 생산량을 추월할 것이다. 그 이후 유가는 더 이상 단순한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르지 않고 소수의 중동 산유국 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석유는 세계 정치·군사적 행동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연간 500억 달러를 써가면서 페르시아만 지역에 병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최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검토하는 배경에도 석유가 있다는 게 미국 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석유에 기반한 경제구조는 고갈되는 석유와 증가하는 수요로 인해 심각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당장 수년 이내에 고갈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사용한 양만큼은 남아 있다. 감소하는 석유 공급에 대응할 얼마간의 시간은 있다는 얘기다. 그 과정에 많은 고통과 혼란이 뒤따른다 해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전해야 한다.
과학기술만으로는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 기술은 천연자원에 종속하는 것이지 천연자원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만으로는 현재 수준의 에너지 사용을 유지할 수도 없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체에너지도 대안이 되기 힘들다. 석유가 갖는 에너지 회수율, 높은 에너지 밀도, 운반 및 저장의 용이성, 상대적 안전성, 다용도 등의 장점을 이어갈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대체에너지 개발에 좀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은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비산유국이면서도 석유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에게는 석유에 대한 우선적 접근을 가능케 할 군사력과 국제정치력도 없다. 그래서 다가오는 석유 위기의 심각성을 더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백만년에 걸쳐 생성된 석유는 공기처럼 무한히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매장량에 한계가 있어 고갈한다. 지금 세계적으로 석유는 연간 6% 정도 고갈되고 있는 데 반해 석유 수요는 연 2% 정도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만도 매년 8%씩 추가로 석유가 발굴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로 1인당 에너지 생산량이 이미 1979년에 정점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다.
석유 생산 머지않아 정점… 대체에너지 개발 신경써야
미국의 지질학자 킹 후버트는 1956년 당시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원유 생산이 1970년경에 정점에 이르고, 그 이후 꾸준히 감소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미국은 현재 석유소비량의 약 60%를 수입한다.
후버트는 미국 내 유전 발견이 1930년경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생산도 머지않아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본 것이다. 후버트의 방법을 전 세계적으로 적용한 데페예스는 세계 석유 생산의 정점이 2003년에서 2008년 사이에 위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석유 고갈에 관한 권위자 중 한 명인 콜린 캠벨은 2010년경이 그 정점일 거라고 내다본다.
반론도 많다. 미국지질조사 팀은 그 정점을 2020년 이후로 보고 있다. 상반되는 두 진영의 견해는 원유의 궁극적 매장량을 얼마로 추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조기 고갈론자는 지금까지 발굴된 양을 포함해 지구에 본래 매장된 양이 약 2조 배럴이라고 보는 데 반해 반대 진영은 그 양을 약 3조4000억 배럴로 본다.
이런 견해 차이의 근본 원인은 산유국이나 석유회사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매장량, 생산량 등에 관한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데 있다. 하지만 최대한 낙관적인 입장에 선다 해도 석유 생산의 정점은 고작 앞으로 18년 후인 2020년경이다.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중동 산유국이다. OPEC는 현재 세계 석유의 40%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발굴 가능한 매장량의 약 77%를 보유하고 있다. OPEC의 생산량은 향후 10년 이내에 비(非)OPEC 산유국 생산량을 추월할 것이다. 그 이후 유가는 더 이상 단순한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르지 않고 소수의 중동 산유국 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석유는 세계 정치·군사적 행동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연간 500억 달러를 써가면서 페르시아만 지역에 병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최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검토하는 배경에도 석유가 있다는 게 미국 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석유에 기반한 경제구조는 고갈되는 석유와 증가하는 수요로 인해 심각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당장 수년 이내에 고갈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사용한 양만큼은 남아 있다. 감소하는 석유 공급에 대응할 얼마간의 시간은 있다는 얘기다. 그 과정에 많은 고통과 혼란이 뒤따른다 해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전해야 한다.
과학기술만으로는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 기술은 천연자원에 종속하는 것이지 천연자원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만으로는 현재 수준의 에너지 사용을 유지할 수도 없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체에너지도 대안이 되기 힘들다. 석유가 갖는 에너지 회수율, 높은 에너지 밀도, 운반 및 저장의 용이성, 상대적 안전성, 다용도 등의 장점을 이어갈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대체에너지 개발에 좀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은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비산유국이면서도 석유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에게는 석유에 대한 우선적 접근을 가능케 할 군사력과 국제정치력도 없다. 그래서 다가오는 석유 위기의 심각성을 더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