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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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만에 주간동아 기사로 ‘상봉’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입력2005-10-10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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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년 만에 주간동아 기사로 ‘상봉’
    504호 마감이 한창이던 9월23일, 주간동아 편집실로 송무성 씨 연락처를 찾는 두 할머니의 전화가 걸려왔다. 송무성 씨는 대만 정보기관의 간부를 지내고 은퇴한 사람인데, 그의 아버지 송호성 씨는 중국에서 중국군 군관(장교)과 광복군 지대장을 하다 광복 후 한국에 들어와 한국군 최초로 장군이 된 사람으로 조선경비대 총사령관과 초대 육군 총사령관을 지냈다. 그리고 6·25전쟁 때 북한으로 끌려가 강압에 의해 친북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주간동아 503호는 ‘북으로 간 장군 아버지, 대만 스파이가 된 아들’이란 제목으로 이를 보도한 바 있다.

    두 할머니는 자매인 한신자(71·오른쪽)-숙자(69) 씨로 송호성 씨는 이들의 모친(송옥순)에게 당숙이 된다. 두 할머니에게 할아버지가 되는 분이 송호성 씨와 사촌 형제였던 것. 이들은 함흥 부근에 살았는데, 송호성 씨는 젊은 시절 중국으로 건너가 군인이 되고 두 할머니의 모친은 한기수 씨와 결혼해 광복 무렵 서울로 옮겨와 살았다.

    광복 후 서울에 들어온 송호성 씨가 만난 유일한 피붙이가 종질녀인 송옥순 씨였다. 송옥순 씨에게는 두 딸이 있었는데, 이들은 결혼이 늦었던 송호성 장군의 아들 무성 씨보다 한 살, 세 살이 많았다. 때문에 두 할머니와 무성 씨는 남매처럼 가깝게 지냈고, 송 장군은 두 할머니를 딸처럼 귀여워했다고 한다.

    그런데 6·25전쟁이 일어나 송 장군이 납북 되고 군 정보기관이 무성 씨 모자를 사찰하면서 이들은 멀어졌다. 그리고 까맣게 잊고 지내다 55년이 흐른 지금 주간동아를 통해 무성 씨 기사를 읽게 된 것. 송 장군의 중국인 아내인 양천내(楊千乃) 씨의 빛 바랜 사진을 들고 찾아온 두 할머니는 “송 장군은 강제로 납북되었고 4·3사건과 여순사건 진압에 나설 만큼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그리고 그 이전에 조국 독립을 위해 열심히 싸웠다. 우리 사회는 이제 송 장군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무성 씨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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