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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로 간 인하대 仁術 “환영해요!”

올 2회째 40여명 의료봉사팀 방문 … 환자 진료, 학술 교류 등 협력 체제 구축

  • 울란바토르=글·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몽골로 간 인하대 仁術 “환영해요!”

몽골로 간 인하대 仁術 “환영해요!”

김경래 교수(오른쪽)가 몽골 국립암센터 소속 의사와 CT를 보며 상의하고 있다. 몽골 국립 소아병원에서 아이들이 치료를 기다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비솔롱고스(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타브타이 모릴노우(환영합니다)!”

너무나 닮은 얼굴과 풍습. 사는 땅과 언어만 다를 뿐 우리의 형제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나라. 바로 인천에서 비행기로 세 시간 남짓 떨어진 ‘몽골’을 말한다. 1990년에 외교 관계를 맺었으니 이제 15년 된 비교적 서먹한 친구에 속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몽골과 한국 사이의 관계는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성수기인 여름철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를 향하는 비행기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한국-몽골 간 교류는 정치·경제 분야보다 오히려 민간 분야의 사회·문화적 교류가 더욱 활기를 띠는 독특한 형태로 발전돼오고 있다.

몽골은 과거 사회주의 체제에서 그럴듯한 사회복지 체제를 체득했고, 이후 자본주의로의 변화에 성공했다지만, 아직은 선진 시스템과 각종 기술이 절실한 저개발국가에 속한다. 넓은 대지에 풍부한 자원을 갖춘 나라에서 가장 시급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의료 시스템. 형제 국가를 자처하는 한국은 의료 분야에서 그간 남다른 정성을 쏟아왔다. 각종 민간단체들의 봉사활동은 물론 약품 및 의료장비 지원이 십수 년간 꾸준히 이어졌고, 이 같은 민간 교류는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호감으로 연결되었다. 민간 분야의 활발한 교류로 인해 이미 몽골에서는 한국 자동차와 드라마가 전역을 휩쓸기에 이르렀지만, 단발적 지원이 아닌 체계적인 교류가 필요한 때라는 지적도 있다.



최고 의료진 수술에도 참여

“과거 농촌이나 산간벽지에서 행해지던 의료봉사가 최근에는 지구촌 이웃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또한 일회성 의료봉사를 뛰어넘어 인력 교류를 통한 해당 국가의 의료 시스템 발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이 우리에게 한 일을 이제는 우리가 아시아 국가들에 해야 할 때인 겁니다.”(인하대 의대 김경래 교수)

2004년 시작해 올해 2회째를 맞는 인하대(총장 홍승용) 의대의 해외 의료봉사는 기존의 활동과 달리 한 차원 높은 활동으로 주목받고있다. 7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8박9일간 13명의 전공의와 간호사 7명, 의과대학생 16명 등 총 40여명으로 구성된 인하대 병원 의료봉사단(단장 김경래)은 몽골 울란바토르 소재 국립암센터, 국립 제1·3병원 등지에서 내·외과 및 이비인후과 암 수술을 비롯해 언청이 구순열 수술 등을 집도했으며, 또한 각종 성형외과 질환에 대한 의료 기술 교류 문제도 논의했다.

몽골로 간 인하대 仁術 “환영해요!”

언청이 수술을 하기 전의 환자 모습.

주목할 만한 점은 인하대 의대가 자랑하는 최고 수준의 의료진들이 몽골 현지에 파견됐다는 점. 이들은 몽골 의료진과의 만남을 통해 몽골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교육, 그리고 향후 교환 근무에 대한 교류 협정을 끌어냈다. 봉사활동 기간 내내 인하대 의료진들은 통역을 대동하고 실제 수술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일부는 첨단 수술기법 등을 전하기도 했다. 애당초 수술 결과에 따른 책임 소재에 대한 법적인 우려도 있고,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한국 측에서 부담스러워했지만, 오히려 몽골 의료진들이 적극적으로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고 한다.

몽골은 과거 러시아의 선진 의료 시스템을 받아들였고, 현재도 러시아 의료진이 일부 남아 있기도 하지만, 모두 70~80년대 수준의 의료 장비와 기술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국립암센터에서 후두암 수술을 집도한 이비인후과 김영모 교수는 “전체적인 의료 시스템이 낙후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 기술과 수술 이후 환자를 관리·처방하는 의학 전반의 협진 시스템이 없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낙후된 의료장비마저 관리 소홀로 태반이 고장 나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고, 소모품 및 기자재는 물론 약품마저 부족해 환자들은 적잖은 고통을 겪고 있다.

몽골 사람들의 체질이나 체형은 우리와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오랜 유목 생활로 육류 섭취에 비해 비타민 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결핵이나 간염 등이 빈발하고 영·유아 사망률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게다가 병원이 대도시에 집중돼 있고 의사 수도 부족해 현대적인 의료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 이에 대해 내과 이진우 교수는 “과거 몽골이 의료 기술을 체질적으로 상이한 러시아 및 동구권에 의존해왔는데, 앞으로 여러모로 비슷하고 경쟁력 있는 한국과의 관계가 깊어진다면 우리는 의학 발전을, 몽골은 시스템 안정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아원·양로원 방문 봉사활동도

봉사팀은 수술 이외 학술 교류에도 정성을 쏟았다. 최신 장비가 요구되는 혈액투석기나 내시경 시술법에 대한 상담과 의료 보조로 머물고 있는 간호사들을 상대로 현대 간호학에 대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이밖에도 내과, 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치과, 안과 질환 등 1000여명의 환자들을 진료하고 치료했다. 앞으로 수술 분야에서의 법적인 책임 문제와 동구권 시스템에 경도된 의약품 체제가 개선될 경우 더욱 효과적인 협력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몽골로 간 인하대 仁術 “환영해요!”

인하대 의대(학과장 오중협)와 몽골 국립암센터 간의 항구적인 교류 체결 및 감사패 전달식.

의료진이 주로 병원에서 활동했다면, 학생들은 한국에서 가져온 의약품과 의류 등 기부물품을 들고 날아흐 고아원과 국립양로원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방학을 이용해 봉사에 참여한 인하대 의대 변종현 학생은 “해외에 나와서 사회봉사 활동을 체험하니 선진 의술과 국력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다”면서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해외봉사 활동을 다짐하기도 했다.

대학본부 차원에서도 몽골과의 교류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8월4일 홍승용 총장은 몽골국립대학을 방문하고 이 대학 총장과 상호 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홍 총장은 양 대학의 의대 학생 및 의사들의 적극적인 교류 활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홍 총장은 “몽골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온 인하대에 이미 20여명의 몽골 학생들이 건너와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양 대학이 펼칠 각종 학술 교류가 양국의 우호관계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2005.08.23 499호 (p54~55)

울란바토르=글·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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