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81

..

SynchroniCITY

윤여정의 영어투까지 감동!

울다 웃다 공감력 가득한 ‘미나리’, 오스카 수상할까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입력2021-03-22 10: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깨알 감동을 전하는 영화 ‘미나리’. [네이버 영화 캡처]

    깨알 감동을 전하는 영화 ‘미나리’. [네이버 영화 캡처]

    현모 완전 실성한 사람처럼 웃다 왔네요. 

    영대 ‘미나리’ 보고 오셨어요? 

    현모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ㅠㅠ 

    영대 다행이네요, 저도 진짜 재미있게 봤거든요. 



    현모 중간 소변 장면에서는 극장에서 완전히 폭소를 했어요. 강아지풀 장면까지 미치는 줄!! 

    영대 소소한 즐거움이 많은 영화죠. ^^ 특히 교포가 봤을 때 웃긴 부분이 많아요. ‘피너스(penis)’라고 알려줘도 굳이 ‘페니스’로 발음한다든지 하는 거요. ㅎㅎ 

    현모 정말 깨알같이 잘 만든 영화예요, 특히 윤여정 님 영어투는 저희 엄마가 조카들이랑 대화할 때랑 똑!!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조카들이 한국말을 못하거든요. 

    영대 저도 아이들이 미국에서 태어나 대화하다 보면 한국어랑 영어가 막 섞여 나오는데, 그런 게 리얼하더라고요. 전부 감독의 실제 이야기라는 게 디테일 하나하나에 확실히 묻어나요. 특히 개인적으로 제일 최고라고 생각했던 건 한국인 교포 사회에 대한 상처 부분! 

    현모 ㅎㅎㅎ 대사 중에 대도시에 사는 한국인들 믿지 말라고 하잖아요. 

    영대 저도 한인 커뮤니티에서 겪고 느낀 것에 대해 책을 한 권 쓸 수 있답니다. 한국학교에서만 4년 넘게 봉사했어요. 그러다 보니 영화에서 자세히 설명은 안 하지만, 그 가족이 왜 시골로 이사를 왔는지 알 것 같은 거죠.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박해윤 기자]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박해윤 기자]

    현모 저도 공감 포인트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기생충’보다 좋았어요. ‘기생충’도 엄청 재미있긴 했지만, 설정이 좀 극단적이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잔인했거든요…. ㅜㅜ 

    영대 ‘기생충’은 리얼리즘 자체라기보다 일종의 과장된 연극이잖아요. 부잣집과 가난한 집 대비시키는. 훨씬 센 영화죠. 

    현모 제 앞에 앉은 여성 관객은 할머니 도착 장면부터 눈물을 훔치더라고요. 엄마 생각났나 봐요…. 

    영대 저도 많이 울었어요…. 어머니가 처음 미국 오셨을 때 생각도 나고, 극 중 아빠 마음도 알겠고 엄마 마음도 알겠고…. 

    현모 저희 어머니도 항상 반찬을 한가득 싸 오셔서…. 계속 눈물이 줄줄…. ㅜㅜ 

    영대 멸치 보면서 우는 것부터 명연이죠. 

    현모 언뜻 ‘국제시장’ 느낌도 들면서, 꼭 이민자 가족이 아니더라도 열심히 사는 부모님, 감싸주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누구에게나 꽤 보편적일 거 같아요. 금요일 저녁이라 극장 분위기도 좋더라고요. ‘소울’ 봤을 때랑 다르게 자리 띄우기도 안 하고 붙어 앉아서 보던데요? 

    영대 그런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에 그쳐 좀 아쉬웠죠. 

    현모 저는 골든 글로브도 넘넘 재밌었어요! 비대면으로 진행됐는데도, 오히려 수상자들이 집에 있으니까 옆에 가족들 모습도 볼 수 있고, ‘미나리’가 수상할 때도 정이삭 감독의 딸내미가 와서 와락 안겼잖아요~!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박해윤 기자]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박해윤 기자]

    영대 젤 인상적이었던 건 아무렇게나 편하게 입고 나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거. ㅎㅎㅎ 

    현모 맞아요! ㅋㅋ 

    영대 제이슨 서데이키스였나? 남우주연상 받은. 그 양반이 얼룩덜룩한 후드티를 입고 나왔는데, 아 어찌나 웃기던지. ㅋ 미국 사람들은 집에서는 굳이 외출하는 것처럼 안 차려입는데, 그런 자유로움이 느껴지더라고요. 

    현모 그날 오히려 시상식장에 앉아 있던 분들은 영화계 관계자가 아니라 응급의료진인 거 아셨어요? 국내 기사에는 언급이 안 됐던데, 저는 그것도 인상적이었어요. 팬데믹 위험에 굳이 연예인들을 잔뜩 모아놓는 대신 그동안 수고가 많았던 분들을 보답 차원에서 하루 모신 거죠. 

    영대 아, 그랬군요. 

    현모 사실 지난 연말에 나라에서 무조건 송년 모임이고 뭐고 전부 자제하라고 해서 보고 싶은 가족과도 못 만났는데, 정작 방송사에서는 파티나 다름없는 시상식을 했잖아요. 그런데 그때 효리 언니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제주도 집에서 이불을 드레스처럼 두른 채 수상 소감을 해 정말 멋지다고 느꼈어요. 이번 골든 글로브에서도 그 스피릿이 느껴지더라고요. 

    영대 그리고 저는 음악평론가로서 빌리 홀리데이랑 마 레이니라는 당대 재즈, 블루스 스타에 관한 영화가 같은 해에 나오고, 또 그 배우들이 나란히 수상한 게 의미 있었어요. 

    현모
    저도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봤어요! 재미있어서 끝나고 30분짜리 ‘못다 한 이야기’까지 봤다는…. ㅎㅎ 근데 세상에, 남우주연상을 사후 수상한 채드윅 보즈먼은 그 영화 촬영을 위해 트럼펫 운지법까지 익혔대요! 

    영대 저는 아직 못 봤어요…. ㅠㅠ 

    현모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도 보고 싶은데 훌루(Hulu) 오리지널이더라고요…. 흠, 어떻게 보지…. 아, 맞다!! 우리가 좋다고 극찬한 ‘소울’이 애니메이션상이랑 음악상 받았어요~!~! 

    영대 ㅎㅎㅎ 역시! 

    현모 아무튼 전체적으로 온라인 시상식인데도 뉴욕과 캘리포니아 두 곳의 이원중계가 끊김 없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워 놀랐어요. 

    영대 중간에 수상자 마이크가 꺼지는 작은 사건은 있긴 했죠. ㅎㅎ 그나저나 이런 온라인 시상식이 언제까지 계속되려나요. 

    현모 일단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그래미 시상식이 넘넘 떨리고 긴장되는데요?

    영대 현모님은 방탄소년단이 수상할 것 같으세요?

    (계속)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