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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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상상의 눈’을 떠보렴

미술·박물관 견학 작가와의 교감 시간 … 논리적 설명, 한두 작품 집중 감상 바람직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3-08-06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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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상상의 눈’을 떠보렴

    아이들은 난해한 현대미술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쉽게 이해한다. 그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해보도록 하는 게 미술 감상의 포인트다. 사진은 ‘동화 속 미술여행’전이 열리는 갤러리 현대의 전시실.

    거의 모든 학교의 ‘필수’ 방학숙제 중 하나가 미술관이나 박물관 견학이다. 이 때문에 방학이면 미술관과 박물관은 물론이고 화랑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기획전이 열리고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62페이지 참조). 그러나 숙제를 위한 관람이라 해서 꼭 방학용 기획전을 고를 필요는 없다.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의 상상력은 괴상해 보이는 현대미술을 쉽게 포용한다. 또 ‘즐거운’ 체험을 지나치게 강조한 일부 방학용 기획전은 자칫 아이들에게 ‘전시장=놀이터’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특히 기획전은 상대적으로 입장료가 비싸다는 점, 전시장이 너무 붐벼 차분하게 작품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

    아이들은 엽기발랄 현대미술 쉽게 포용

    그러므로 어떤 전시든, 아이가 초등학생이든 중·고등학생이든 △작품이 자신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 △작가가 어떤 사람인가 △작가는 왜 이런 형태를 만들었을까를 ‘논리적으로’ 설명해보려는 것이 중요하다. 미술감상은 주관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즉물적인 비평이나 막연한 오해-현대미술은 썰렁하게 웃기는 것-까지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많은 현대미술 작품은 전시장에 놓인 ‘괴상한 물건’이 아니라 그것을 낳게 한 치열한 ‘아이디어와 과정’의 미술이므로 전시장에 마련된 설명문이나 강의 설명(도슨트 프로그램)을 꼭 활용해야 한다. 많은 아이들이 전시장에서 모든 작가의 이름, 작품명 혹은 유물의 연대 등을 마구 베껴 가는데 그보다는 흥미를 느끼는 한두 작품을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다.

    자! ‘상상의 눈’을 떠보렴
    부모들은 아이들을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데리고 갈 때는 학원에 과외공부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과 상상력을 나누는 시간임을 이해해야 한다. 작가들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잘 가르치는 기술자도 아니다.

    그러나 연례행사처럼 아이들을 위한 기획전이 열리면서 작가의 원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형태나 소재의 작품을 보여주는 엽기발랄한 젊은 작가군이 형성되기도 한다.



    일본과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아톰’과 ‘미키마우스’의 잡종 ‘아토마우스’를 탄생시킨 이동기가 젊은 작가군 중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컬러풀한 색과 만화적 캐릭터를 인터랙티브한 설치물로 전시하는 김태중, 만화캐릭터 ‘동구리’로 잘 알려진 권기수, 과자와 예쁜 색깔의 음료수 등 먹을것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인기 있는 손정은, 깨알 같은 글씨로 형태를 만들어 아이들을 놀라게 하는 경현수, 사진을 이어 붙여 3차원의 해학적인 조각을 만드는 권오상, 빛과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작품으로 예술과 과학 테마전에 자주 등장하는 C.L.P그룹 등도 방학기획전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작가군이다. 이들은 만화와 영화를 친근하게 보고 자란 세대이면서, 많은 경우 외국에서 수학하거나 체류한 경험이 있다. 이들의 작품은 색과 형태만으로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표면적인 매력 뒤에 작가적 고민과 논리가 있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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