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태반제제를 주사하고 있는 한상욱 원장.태반 추출물로 만든 플라센터 제제(아래).
일주일 후 김씨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속이 편해지고 소화도 잘 되는 것은 물론이고, 플라센터 주사를 3~4회 더 맞은 후에는 목·허리 통증과 손가락 저림 현상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 정력까지도 좋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한원장은 “플라센터 제제는 본래 통증치료제가 아니라 간염, 간경화,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제로 상용되어오다 강력한 진통 작용과 항염 작용이 있고 갱년기장애 개선 효과, 피부미백 효과, 노화방지 효과 등이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약이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도대체 플라센터 제제는 무엇인가. 만병통치약이나 불로초라도 된단 말인가?
본래 간염·간경화 등 치료제로 상용
우선 플라센터는 영어로 산모의 태반을 의미한다. 태반이란 임신 중 모체의 자궁 내에 임시로 생기는 장기. 태반은 아직 성숙되지 않은 태아의 장기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는데, 태아는 탯줄을 통해 태반에서 공급해주는 각종 영양소 및 면역물질을 공급받으며 자라난다. 지금은 비록 생소한 용어가 되어버렸지만 태반제제(플라센터, 태반 추출물)라는 말을 사용한 기록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이미 태반을 약으로 사용했고, 클레오파트라나 프랑스의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도 태반을 이용해 젊음을 유지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동양에서도 태반은 ‘자하거’라는 이름으로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 그 효능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한원장이 태반제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7년 전 스위스 라 플레리 클리닉에서 사용한 태반 추출물이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각국의 부호들이 애용한다는 말을 듣고부터. 그 뒤 일본 연수 중 일본에서도 사람의 태반을 약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원장은 그때부터 태반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태반제제 플라센터가 광범위한 영역에서 엄청난 효능을 나타내는 사례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것. ‘왜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플라센터의 혜택이 미치지 못하게 된 걸까’라고 생각한 그는 국내에서도 태반제제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한원장은 태반제제를 이용한 치료에 전념하면서 클리닉 이름도 스위스 라 플레리 클리닉(태반제제를 처음 사용) 인근에 있는 레만호수의 이름을 따 레만클리닉이라고 명명했다. 라 플레리 클리닉이 개발한 태반 추출물 주사제 ‘레반 칵테일’은 여배우 오드리 헵번과 희극왕 찰리 채플린이 평생 맞았을 만큼 유명하다.
막대한 연구비와 시간을 들여 현재까지 서양의학이 확인한 플라센터 제제의 효능은 △자율신경 조절 작용 △간 보호 및 해독 작용 △기초대사 향상 작용 △면역 증강 작용 △항염증 작용, 창상 회복 촉진 작용 △내분비 조절 작용 △활성산소 제거 작용 △혈액순환 촉진 작용 △증혈 작용 △항알레르기 작용 등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플라센터가 간질환과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제로 사용된 것이나 통증, 갱년기장애, 노화방지, 류머티스, 불임, 기타 난치병(당뇨병, 기관지 천식, 탈모, 아토피성 피부염 등)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도 모두 이런 효능 때문. 노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능과 내분비 조절 기능 등은 태반제제가 갱년기장애 개선, 피부미백, 노화방지 등에서 뛰어난 결과를 낳고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태반제제 전문클리닉인 레만클리닉 내부.
또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대와 힘줄 손상, 그에 따른 통증 등 전반적인 근골격계 통증의 경우도 손상된 조직이나 부위에 태반제제를 직접 주사함으로써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태반제제가 손상된 인대와 힘줄에 들어가 세포증식 작용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복원해 통증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 것.
선진국에선 태반제제 치료 일반화
한상욱 원장과 이태호 원장(오른쪽).
태반제제는 이런 탁월한 효과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의약품이라는 점도 큰 장점 중의 하나다. 태반제제가 각 분야에 다양하게 쓰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 한원장은 “사람의 태반에서 추출한 추출물을 주사한다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태반추출물인 플라센터 제제는 이중 삼중으로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하는 대책을 세워두어 안전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주사약은 병원에서 정상분만한 사람의 태반만을 원재료로 하고 태반 중의 혈액과 호르몬은 제조과정에서 100% 제거되기 때문에 감염의 우려가 전혀 없다는 것. 현재 플라센터 주사약은 일본에서만, 그것도 단 두 곳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일본 후생성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시험을 통해 품질과 안전성이 보장된 제품.
올해 레만클리닉에 합류한 이태호 원장은 “이미 스위스나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태반제제를 이용한 치료에 적극적이며, 일본의 플라센터 전문병원에는 일본 국내외에서 1년에 8만명 정도가 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한다”며 “이젠 국내에도 플라센터 전문병원들이 늘어나고 있어 더 이상 외국에 나가 고가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사의 전문성과 숙련도에 따라 태반제제 사용에 따른 치료효과에 많은 차이가 난다는 점. 증상에 따라 태반제제에 가미하는 성분이 다 다르고, 통증 치료의 경우 정확한 압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천 케이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한원장은 최근 국내 의사 중에서는 최초로 ‘태반클리닉’(예원 펴냄)이라는 책을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