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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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4라운드 역전패는 없다”

  • 문승진/ 골프전문기자 moonseun@daum.net

    입력2005-07-29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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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와 같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2000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던 우즈는 이로써 5년 만에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저그를 되찾았다.

    4월 마스터스 제패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왕관을 차지한 우즈는 통산 메이저대회 우승을 두 자릿수(10승)로 늘리며 ‘역대 최고 선수’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특히 우즈는 32년 만에 1라운드부터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wire to were)’ 우승을 일구며 ‘역전 불허’의 명성을 굳혔다.

    지금까지 72홀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한 우즈는 통산 32승3패의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참가 선수들이 심한 중압감을 느끼는 메이저대회에서는 4라운드를 1위로 출발한 10개 대회 모두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주말 골퍼들에게 자신의 경기 운영법과 마인드 컨트롤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우즈는 유럽 출신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에게 2타,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에게 3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특히 스코틀랜드 출신인 몽고메리는 갤러리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있었다.

    3라운드까지 선두일 때 승률 90% 넘어



    하지만 우즈는 끝까지 평상심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펼쳐나갔다. 초반 한때 올라사발이 1타차로 따라붙었고 몽고메리도 2타차로 추격했지만 그때마다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버디로 달아났다.

    6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깃대를 맞고 그린 아래쪽으로 굴러 내려가는 불운을 침착하게 파로 막아냈다. 특히 7번홀(파4)에서 맞은 1.5m 버디 찬스와 8번홀(파3)의 1.2m 버디 퍼트를 잇달아 놓치고도 우즈는 흔들리지 않았다.

    10번홀(파4)에서 드라이브샷이 벙커에 빠지자 우즈는 파 퍼트가 빗나가면서 1타를 잃었지만 오히려 함박웃음을 짓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무너져야 할 상황에서 우즈는 더욱 냉정함을 찾았고, 이러한 여유는 오히려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다가갔다. 결국 12번홀(파4)에서 올라사발은 티샷을 덤불에 빠뜨리면서 1타를 잃었고, 몽고메리도 파 퍼트에 실패하며 보기를 범했다. 반면에 우즈는 보기 좋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달아났다.

    14번홀(파5)에서 우즈가 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5타차로 달아나자 김이 빠진 올라사발과 몽고메리는 번갈아가며 보기를 기록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유럽 최고의 골퍼로 군림했지만 55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몽고메리는 끝내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지 못했다.

    골프는 멘탈 게임이다. 그리고 ‘신사들의 운동’이라고 하지만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는 운동이 골프다. 또한 그만큼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면 상대가 흔들리는 게 골프의 특성이다. 찾아온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그 이후 홀에서 급격히 무너지는 골퍼들이 있다. 하지만 전 홀에 대한 미련에서 빨리 벗어날수록 점수는 좋아진다.

    또한 승부가 날 만한 곳에서는 더욱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기회는 반대로 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예전의 환상에 집착하는 골퍼들이 종종 있다. 10번 가운데 딱 한 번 그림처럼 맞은 샷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경우다. 하지만 그럴수록 집중력을 갖고 냉철하게 자신의 실력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마음을 비우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끝까지 냉정함과 집중력을 유지하기에 우즈는 역전 불허의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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