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7

2004.08.12

감기약 대체재 논란 속 식의약청은 ‘뒷짐’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4-08-05 1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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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약 대체재 논란 속 식의약청은 ‘뒷짐’

    일부 감기약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전면 사용중지 및 폐기처분 조치에 따라 8월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 직원들이 반품하기 위해 골라낸 약품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의약청)이 페닐프로판올아민(PPA)을 함유한 감기약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며 판매금지 처분을 내려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PPA 대체재로 거론되고 있는 ‘수도에페드린’도 뇌출혈 등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수도에페드린은 교감신경흥분제의 일종으로 PPA와 동일하게 코막힘 개선 효과가 있는 성분이며, PPA보다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고 알려져왔다. 식의약청은 미국 일본 등이 PPA를 수도에페드린으로 대체했으므로 이 성분을 감기약에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 제약사에선 수도에페드린을 주성분으로 한 감기약을 조제 판매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 성분을 함유한 감기약도 과량 복용시 뇌출혈 등 뇌신경계 부작용이 있다는 사례 발표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1982년), ‘저널 오브 뉴롤러지, 뉴로서저리, 사이키애트리’(2000년) 등에 이어졌다. 미국에서도 2000년 8월까지 수도에페드린 복용 뒤 뇌출혈 증상이 나타난 사례가 15회 정도 나타났다.

    서울 예지병원 강경수 원장은 “수도에페드린의 부작용이 계속 알려지고 있으므로 이를 함유한 감기약은 일반의약품이 아닌,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도에페드린의 부작용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박병주 교수는 “수도에페드린은 PPA보다 훨씬 안전하다”며 “이 성분과 뇌출혈 등과의 명확한 인과성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의료단체인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전문호 회장도 “모든 의약품은 독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일부 사례만으로 약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무리다”라는 의견이다.



    문제는 이처럼 대체재가 가져올 새로운 논란이 예상됨에도 식의약청이 손을 놓고 있다는 점. 식의약청 한 관계자는 “약의 안전성은 제약회사가 입증할 책임이 있다”며 “식의약청에서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예산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PPA 성분과 뇌졸중과의 인과관계를 밝힌 연구 프로젝트도 관련 제약사들의 모임인 한국제약협회 후원으로 이뤄졌다. 한 의사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면 신뢰성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식의약청이 연구를 제약협회에만 맡겨둔 것은 문제가 되거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의약품에 대해 감시의 눈길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식의약청은 지난 5월 소비자보호원이 PPA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때도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며 느긋한 태도를 보였고, 이번 보고서가 나온 뒤에도 검토 등을 이유로 한 달이나 발표를 미뤄 원성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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