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1996년 3801명으로 집계된 국내 유방암 환자는 2004년 9667명으로 늘어나 8년 사이 2.5배 증가했다. 96년 여성인구 10만명당 유방암 환자 수는 16.7명이었지만 2004년엔 40.5명으로 급증했다.
환자 10명 중 7명 “여성 매력 잃어”
유방암은 완치율이 80%에 가까워 다른 암보다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재발률이 높아 재발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지는 완치 판정 시점까지는 긴 투병생활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암은 수술 후 5년이 지나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유방암은 암세포의 성장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10년이 지난 뒤에도 전이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유방암 5년 생존율은 83.5%로 다른 암보다 높지만, 10년 생존율은 76.6%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유방암은 수술 후 5년이 지나도 재발 예방을 위한 꾸준한 추적관리가 필요하다.
재발 방지 치료를 병행하면 재발률은 절반, 재발로 인한 사망률은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재발 예방을 위한 보조요법으로는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요법 등이 있다. 특히 호르몬요법은 항암화학요법보다 부작용이 적으면서 재발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다.
지난 수십 년간 유방암 재발을 막기 위해 사용된 대표적 항(抗)호르몬제는 타목시펜이었다. 그러나 타목시펜은 수술 후 5년간은 재발을 막을 수 있으나 이후엔 큰 효과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최근엔 재발 위험을 낮추고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데도 탁월한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새로운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배우자 촉진으로 암 발견 사례도 있어

유방암 환자의 심리적 치료에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다.
의료진은 물리적 치료 외에도 환자들의 심리적 치료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유방암 환자의 심리적 치료에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배우자다. 앞의 조사에서 유방암 환자들은 배우자에게 경제적 지원이나 조기진단의 도움보다는 심리적 위안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들의 47% 이상이 심리적 위안보다 조기진단의 도움이 아내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응답해 환자와 적지 않은 인식 차이를 보였다. 이는 곧 유방암 환자와 배우자 간에 대화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어떻게 보면 유방암이 여성 질환이라 그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이 낮은 게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유방암은 여성에게 눈에 보이는 가슴의 고통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슴의 아픔까지 부수적으로 안기는 질환이다.
따라서 남성들은 눈에 보이는 가슴의 치료는 의료진에게 맡기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내의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것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유방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습득할 필요는 없지만 한 여성의 배우자로서 자가진단법을 익혀 평소 조기진단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좋다. 자가진단법은 유방암 조기진단뿐 아니라 발생 빈도가 높은 재발을 진단하는 데도 빼놓을 수 없는 예방법이다. 실제 배우자의 촉진으로 유방암을 발견해 조기치료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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