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을 든 채 쉬고 있는 침팬지. 동물은 몸이 좋지 않을 때 자연에서 치료 수단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GETTYIMAGES
인간만이 자연에서 약을 발견한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를 보면 동물도 자연을 질병 치료에 활용할 줄 안다. 이를 ‘동물 자가치료(Zoopharmacognosy)’라고 한다.
탄자니아 마할레국립공원에서 관찰된 침팬지 사례를 보자. 연구자들은 침팬지 일부가 식물 아스필리아(Aspilia) 잎을 씹지 않고 그대로 삼키는 것을 목격했다. 이러한 행동을 한 침팬지 배설물에서는 기생충이 발견됐다. 분석 결과 아스필리아 잎 표면에는 미세한 털이 있어 장을 통과하면서 기생충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한테서 배우는 건강 지혜
최근에는 오랑우탄이 식물로 상처를 치료하는 행동도 보고됐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관찰된 한 오랑우탄은 덩굴식물 잎을 씹어 즙을 낸 뒤 얼굴 상처에 반복적으로 발랐다. 이 오랑우탄의 상처는 며칠 뒤 추가 감염 없이 아물었다. 연구진이 해당 식물을 분석한 결과 항균과 항염 작용을 하는 베르베린 등 성분이 함유돼 있었다.북미와 유럽에서는 곰이 침엽수나 버드나무 등에 몸을 비비는 행동이 관찰됐다. 과학자들은 이들 나무의 진액(樹脂·수지)에 포함된 테르펜 등 항균·항진균 성분이 곰의 피부질환 발생이나 기생충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 의학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면서 인간은 점점 자연과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연은 여전히 수많은 건강 해답을 품고 있다. 동물은 수백만 년 진화 과정에서 자연 속 약을 찾고 활용하는 지혜를 터득해왔다. 인간 역시 자연을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건강과 생명의 스승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인류에게 도움이 될 새로운 치료법은 실험실이 아니라 숲과 초원,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 행동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곧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