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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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보상 없인 공공의료 못 살린다

[이윤현의 보건과 건강]

  • 이윤현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대한검역학회 회장)

    입력2026-04-29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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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병원에 우수 의료진이 모이게 하려면 경제적 보상과 함께 연구 환경 조성, 경력 기회 제공 등이 필요하다. GETTYIMAGES

    공공병원에 우수 의료진이 모이게 하려면 경제적 보상과 함께 연구 환경 조성, 경력 기회 제공 등이 필요하다. GETTYIMAGES

    응급실이 문을 닫고, 분만실이 사라지고 있다. 병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람이 없어서다. 우리 공공의료가 흔들리는 근본 이유는 의료진이 공공병원에 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구조 때문이다. 

    필자는 서울의료원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 문제를 절감했다. 우수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가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 지원자는 제한적이었고, 어렵게 인재를 영입해도 근속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노사 갈등, 인력 부족, 과중한 업무 등이 겹치면서 공공병원은 점점 일하기 힘든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공공병원이 사회적 가치와 시장 논리 사이에 끼어 있다는 데 있다. 공공병원은 응급, 감염, 외상, 분만 등 수익성이 낮지만 반드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취약계층 진료 또한 담당한다. 그런데 병원 운영과 구성원 평가 면에서는 일반 병원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력 있는 의료진이 공공병원에 남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한계는 공공병원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국립암센터에서도 드러난다. 국립암센터는 연구와 진료를 결합한 국가 암 관리 핵심 기관이지만, 여전히 우수 인력 확보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 대형병원과 비교할 때 경제적 보상, 연구 환경, 경력 기회 등 경쟁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을 지키는 병원 돼야

    반면 일본 국립암센터는 공공병원이면서도 일본 최고 암 전문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그 배경에는 세계 수준의 연구 인프라가 있다. 일본 의사들은 최신 의료기술 접근성, 국제 협력 네트워크, 안정적인 경력 경로 등을 보고 일본 국립암센터를 선택한다. 일본 의사들이 지방이나 공공병원을 기피하는 이유 1위가 ‘최신 의료기술 습득 기회 부족’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 국립암센터는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인 사례다. 



    한국 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해법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에게는 차별화된 보상과 승진 체계, 연구 및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공공병원 평가 체계도 수익이 아니라, 지역의료 유지와 공공성이라는 기준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동시에 과중한 행정 부담과 경직된 조직 문화를 개선함으로써 의료진이 진료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공공의료는 선의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사람을 지키는 병원이 되려면 먼저 그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을 지켜야 한다. 공공의료 미래는 병원 개수가 아니라 사람이 남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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