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K(42·여) 씨는 지난해부터 눈 밑에 좁쌀처럼 생긴 돌기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한두 개 돋았을 땐 단순히 점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미뤘는데 어느새 양쪽 눈 밑에 10개 넘게 생겼다. 눈길이 가장 많이 가는 신체부위다 보니 고객을 마주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실면도로 몇 번 제거도 받았지만 금세 다시 생기곤 했다. 최근엔 돌기 색도 점점 진해지는 데다, 목 주변과 가슴 주위까지 생기는 것을 보고 놀라 병원을 찾은 K씨는 쥐젖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한관종은 난치성 피부질환
얼굴에 생기는 작은 혹인 한관종과 쥐젖은 생김새가 비슷해 환자가 헷갈리기 쉬운 피부질환이다. 더욱이 두 질환 모두 노화가 원인일 수 있고,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증상과 치료법이 확연히 다른 만큼 구별해서 치료해야 한다. 빨리 나는 사람은 40대 초반부터 찾아오지만 별것 아니라고 방치하면 순식간에 몸 곳곳에 오돌토돌 생겨나 미관을 해친다. 한관종과 쥐젖은 과연 어떻게 다를까.
먼저 한관종은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눈 밑에 오돌토돌 솟아나 피부가 지저분해 보이고, 화장하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눈꺼풀이나 볼, 이마, 드물게 전신에 생기기도 하고, 2~3mm의 작은 노란색, 분홍색 원형이나 타원형 구진이 여러 개 모여 나타난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더 늘어나며, 유전이 원인일 경우에는 발병 시기가 빠르고 증세도 심한 편이다.
특히 이 질환은 30~40대 여성에게 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땀이 나오는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며, 진피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뿌리가 깊은 것이 특징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고 개수도 늘어난다. 갑자기 번지면서 눈 주위에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가려움증이 있거나 피곤하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치료하더라도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비교적 개수가 적을 때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쥐젖은 한관종보다는 비교적 뿌리가 깊지 않다. 정확한 명칭은 ‘연성 섬유종’. 말 그대로 부드러운 섬유질로 이뤄진 종양이다. 악성으로 발전하지 않고 전염되지 않지만, 방치하면 점점 커지는 경향이 있다. 보통 1~3mm 크기로 10~20개가 다발성으로 생기며, 드물게 팥알 정도로 커지기도 한다. 피부색과 동일한 것이 가장 흔하지만 붉은색이나 갈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쥐젖은 비만, 노화, 당뇨병이나 임신과 연관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거나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면 크기와 개수가 느는 경향이 있고, 폐경기 여성과 중년 이후 잘 생기므로 피부 노화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임신 중 호르몬 영향으로 생길 수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편. 한관종과 마찬가지로 주로 눈 주변에 많이 생기지만, 마찰이 심하고 피부가 쉽게 접히는 목 주위, 겨드랑이, 사타구니에도 잘 생긴다.
쥐젖과 한관종은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한다. 쥐젖은 증상 부위에 마취연고를 바르고 30~40분 후 시술한다. 이산화탄소레이저나 어븀레이저로 정상 피부에는 자극 없이 쥐젖만 골라 제거한다. 한 번 치료만으로도 효과가 좋지만, 피부 노화가 진행하면서 다른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시술하고 2일 정도 후 세안과 목욕이 가능하며, 7일가량 환부에 항생제 연고를 하루 두 번씩 발라준다.
딱지가 앉고 1~2주일 안에 딱지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제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이 기간에는 특히 환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무엇보다 쥐젖을 손이나 기구를 사용해 뜯어내는 자가 치료를 삼가야 한다. 이런 경우 눈에 보이는 부분만 제거될 뿐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재발 확률이 높고 흉터를 남길 수 있다. 또 크기가 더 커지거나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핀홀레이저’와 ‘이산화탄소레이저’ 시술
치료 후 관리 또한 중요하다. 시술 후 딱지가 생기는데, 흉터를 남기지 않으려면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손으로 뜯지 말아야 한다. 딱지가 생기면 화장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딱지가 떨어진 다음 일시적인 색소침착이나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연고와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한관종도 마찬가지다.
한관종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보일 때 말끔히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화학박피술, 외과적 절제, 어븀레이저, 탄산가스(CO2)레이저 등을 이용해 피부를 깎아내 치료했다. 그러나 쉽게 재발하고 너무 깊게 제거하면 홍반이나 흉터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어 치료 만족도가 낮았다.
최근에는 핀홀법을 응용, 프락셔널 탄산가스(CO2)레이저를 이용해 미세하게 구멍을 내 치료함으로써 흉터를 최소화하고,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시술 후 일상생활 불편을 줄인 것이 최대 장점이다. 한 번 치료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려우므로 1~3개월 간격으로 2~3회 반복 시술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2011년 연세스타피부과와 연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이 공동으로 미국 피부외과 학회지(Dermatologic surgery)에 발표해 효과를 입증받은 바 있다.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총 35명 환자를 2, 4개월 후 각각 치료 정도를 평가한 결과 치료 2개월 후 환자 42.9%(15명)가 51~75%의 개선을 보였고, 34.3%(12명)는 26~50%, 14.3%(5명)는 0~25%, 8.6%(3명)는 75% 이상의 치료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환자 65.2%(23명) 는 눈 주위 주름 개선과 피부결이 좋아지는 효과를 봤다. 이는 프락셔널 탄산가스레이저가 콜라겐 자극을 유도해 피부 탄력을 증진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쥐젖과 한관종은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통증이 없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쉬운 피부질환”이라며 “하지만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방치할수록 개수가 늘고 치료도 길어지므로 처음 나타났을 때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
한관종은 난치성 피부질환
얼굴에 생기는 작은 혹인 한관종과 쥐젖은 생김새가 비슷해 환자가 헷갈리기 쉬운 피부질환이다. 더욱이 두 질환 모두 노화가 원인일 수 있고,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증상과 치료법이 확연히 다른 만큼 구별해서 치료해야 한다. 빨리 나는 사람은 40대 초반부터 찾아오지만 별것 아니라고 방치하면 순식간에 몸 곳곳에 오돌토돌 생겨나 미관을 해친다. 한관종과 쥐젖은 과연 어떻게 다를까.
먼저 한관종은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눈 밑에 오돌토돌 솟아나 피부가 지저분해 보이고, 화장하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눈꺼풀이나 볼, 이마, 드물게 전신에 생기기도 하고, 2~3mm의 작은 노란색, 분홍색 원형이나 타원형 구진이 여러 개 모여 나타난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더 늘어나며, 유전이 원인일 경우에는 발병 시기가 빠르고 증세도 심한 편이다.
특히 이 질환은 30~40대 여성에게 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땀이 나오는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며, 진피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뿌리가 깊은 것이 특징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고 개수도 늘어난다. 갑자기 번지면서 눈 주위에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가려움증이 있거나 피곤하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치료하더라도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비교적 개수가 적을 때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쥐젖은 한관종보다는 비교적 뿌리가 깊지 않다. 정확한 명칭은 ‘연성 섬유종’. 말 그대로 부드러운 섬유질로 이뤄진 종양이다. 악성으로 발전하지 않고 전염되지 않지만, 방치하면 점점 커지는 경향이 있다. 보통 1~3mm 크기로 10~20개가 다발성으로 생기며, 드물게 팥알 정도로 커지기도 한다. 피부색과 동일한 것이 가장 흔하지만 붉은색이나 갈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쥐젖은 비만, 노화, 당뇨병이나 임신과 연관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거나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면 크기와 개수가 느는 경향이 있고, 폐경기 여성과 중년 이후 잘 생기므로 피부 노화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임신 중 호르몬 영향으로 생길 수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편. 한관종과 마찬가지로 주로 눈 주변에 많이 생기지만, 마찰이 심하고 피부가 쉽게 접히는 목 주위, 겨드랑이, 사타구니에도 잘 생긴다.
쥐젖과 한관종은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한다. 쥐젖은 증상 부위에 마취연고를 바르고 30~40분 후 시술한다. 이산화탄소레이저나 어븀레이저로 정상 피부에는 자극 없이 쥐젖만 골라 제거한다. 한 번 치료만으로도 효과가 좋지만, 피부 노화가 진행하면서 다른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시술하고 2일 정도 후 세안과 목욕이 가능하며, 7일가량 환부에 항생제 연고를 하루 두 번씩 발라준다.
딱지가 앉고 1~2주일 안에 딱지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제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이 기간에는 특히 환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무엇보다 쥐젖을 손이나 기구를 사용해 뜯어내는 자가 치료를 삼가야 한다. 이런 경우 눈에 보이는 부분만 제거될 뿐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재발 확률이 높고 흉터를 남길 수 있다. 또 크기가 더 커지거나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쥐젖(왼쪽 아래)과 한관종은 레이저로 치료 가능한 피부질환이다.
치료 후 관리 또한 중요하다. 시술 후 딱지가 생기는데, 흉터를 남기지 않으려면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손으로 뜯지 말아야 한다. 딱지가 생기면 화장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딱지가 떨어진 다음 일시적인 색소침착이나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연고와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한관종도 마찬가지다.
한관종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보일 때 말끔히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화학박피술, 외과적 절제, 어븀레이저, 탄산가스(CO2)레이저 등을 이용해 피부를 깎아내 치료했다. 그러나 쉽게 재발하고 너무 깊게 제거하면 홍반이나 흉터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어 치료 만족도가 낮았다.
최근에는 핀홀법을 응용, 프락셔널 탄산가스(CO2)레이저를 이용해 미세하게 구멍을 내 치료함으로써 흉터를 최소화하고,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시술 후 일상생활 불편을 줄인 것이 최대 장점이다. 한 번 치료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려우므로 1~3개월 간격으로 2~3회 반복 시술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2011년 연세스타피부과와 연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이 공동으로 미국 피부외과 학회지(Dermatologic surgery)에 발표해 효과를 입증받은 바 있다.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총 35명 환자를 2, 4개월 후 각각 치료 정도를 평가한 결과 치료 2개월 후 환자 42.9%(15명)가 51~75%의 개선을 보였고, 34.3%(12명)는 26~50%, 14.3%(5명)는 0~25%, 8.6%(3명)는 75% 이상의 치료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환자 65.2%(23명) 는 눈 주위 주름 개선과 피부결이 좋아지는 효과를 봤다. 이는 프락셔널 탄산가스레이저가 콜라겐 자극을 유도해 피부 탄력을 증진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쥐젖과 한관종은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통증이 없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쉬운 피부질환”이라며 “하지만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방치할수록 개수가 늘고 치료도 길어지므로 처음 나타났을 때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