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가을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향기로운 술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이 시를 보곤 한다. 조선 시인의 향기는 수백 년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서울 정동 길에 있는 500년 회화나무 아래에서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이제 시들어버린 가지와 잎이다. 조선 시인을 닮은 아름드리 회화나무와 한 계절 피고 지는 난초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기에 문득,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을까. ─ 원재훈 시인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가을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향기로운 술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이 시를 보곤 한다. 조선 시인의 향기는 수백 년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서울 정동 길에 있는 500년 회화나무 아래에서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이제 시들어버린 가지와 잎이다. 조선 시인을 닮은 아름드리 회화나무와 한 계절 피고 지는 난초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기에 문득,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을까. ─ 원재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