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관상동맥(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이를 뚫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일명 스텐트 시술)을 받은 A(여·75)씨.
그는 시술을 받기 사흘 전 밤 10시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증상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 다행히 병원 소식에 밝은 남편의 도움으로 바로 심뇌혈관질환 전문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 병원은 대학병원이나 다른 2차 종합병원과 달리 레지던트가 아닌 심뇌혈관 전문의가 상주해 환자가 도착하는 즉시 검사부터 진단, 시술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 A씨는 무선 모니터링 기기를 달았다. 담당 주치의인 심장내과 과장은 다른 곳에 있으면서도 이 장비를 통해 그의 심장박동 수, 산소 포화도, 부정맥 등 생체 신호를 24시간 관찰할 수 있다. 만약 그의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기면 이 장비는 바로 의료진의 휴대전화로 자동 호출 신호를 보내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한다.
#3 A씨의 병세가 악화될 위험이나 징후가 보이면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이 꾸려진다. 이 팀은 응급환자에게 조기에 적절한 처치를 함으로써 급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심정지 상황을 사전에 예방한다.
앞에 소개한 사례는 의료 선진국이나 먼 미래 상상 속 병원의 모습이 아니다. 3월 2일 인천 계양구에 개원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의 일상이자 실제 상황이다.
아시아 최초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 도입
급성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은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하느냐, 병원에 도착한 후 얼마나 신속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환자 예후가 확연히 달라지는 질환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적정성 평가 지표 기준에 의하면 급성 심혈관질환은 병원 도착 후 1시간 30분 이내, 허혈성 뇌졸중은 증상 발생 시각으로부터 4시간 30분 이내에 처치받도록 돼 있다.경기 부천시 세종병원이 국내 최초로 시행한 365일 24시간 심뇌혈관 전문의 상주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심뇌혈관센터 의료진과 응급의료센터를 연계해 환자의 생명 불씨를 살려내는 한편, 핫라인 시스템을 구축해 심평원 지표 기준 시간보다 빠르게 처치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급성 심혈관질환의 경우 검사부터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까지 1시간 이내에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허혈성 뇌졸중은 △환자 도착 후 평균 3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제 투약 △1시간 이내 뇌혈관 조영술 시행 △2시간 이내 뇌혈관 수술 시행 등 골든아워 안에 적절한 처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전문의 직접 진료와 신속 시스템으로 환자의 생존율과 치료 이후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입원 중인 환자의 상태는 시시각각 변한다. 이에 대응하고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아시아 최초로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Connected Patient Monitoring Solution)’을 전격 도입했다.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은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병원 내 중환자실, 응급의료센터, 병동 등 여러 중앙감시시스템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모바일 기기와도 연동한다.
현재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중환자실에 설치된 중앙감시시스템을 통해 환자별 상태를 확인한 후 그 데이터를 의료진의 모바일 기기로 전송해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진이 병원 어디에 있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이상이 생길 때는 중앙감시시스템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알람 신호를 주기 때문에 의료진은 좀 더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처치가 가능하다.
2차 의료기관 최초 신속대응팀 운영
이러한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기반으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신속대응팀 개념의 ‘스카우트(SCOUT)’를 운영하고 있다. ‘SCOUT’는 ‘Sejong Critical Care Outreach Team’의 약자로, 입원 환자 중 악화될 위험이나 이상 징후가 있는 이에게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팀이다.흔히 환자 상태가 아무런 경고 증상 없이 갑자기 악화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연구 결과 보고에 의하면 심장마비 6~8시간 전 이미 환자 상태는 악화됐고, 70% 환자는 8시간 전 호흡 상태 악화 같은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신속대응팀 스카우트를 만들었다.
스카우트는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중환자 의학 분야 전문의 4명과 중환자 전문 간호사 8명으로 구성됐으며, 365일 24시간 활동한다. 위기 상황에 놓인 환자를 대상으로 즉시 치료를 시행할 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 악화가 염려될 때 그 환자와 연관된 의료진과 회의를 통해 초기 대응한다. 이후 병동 의료진과 함께 적절한 처치 및 치료 계획을 세우고 조기 집중 관찰치료에도 나선다.
보통 심정지가 확인되면 활성화되는 기존 코드블루팀과 달리 스카우트는 혈압, 맥박, 산소 포화도 등의 기준을 바탕으로 악화될 여지가 다분한 환자를 미리 찾아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이를 통해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환자를 줄이고 입원 환자의 심정지를 예방해 궁극적으로 환자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다.
박진식 이사장은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은 의료진이 외국에 있어도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처방까지 내릴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첨단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병원 내 모니터링 시스템, 24시간 심뇌혈관 전문의 상주, 신속대응팀 운영 등은 위급한 상태인 중증·응급 환자를 위한 프로세스로 궁극적으로 응급 심뇌혈관질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나아가 입원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병원의 노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