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형오 의원의 트레이드마크는 ‘맑은 샘’이다. 구악과 찌든 때로 얼룩진 정치권을 정화하는 역을 자임하겠다는 생각에 고안해낸 캐릭터다. 부산 출신으로 3선의원으로 지내는 동안 한 번도 흙탕물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맑은 샘에 비친 한나라당은 온통 흙투성이다. 특히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게 김의원의 진단이다.
“솔직히 지난 대통령선거가 질 선거였나. 모두가 이긴다고 보지 않았나. 그런 선거에서 졌다. 이회창 전 총재에게 지도력이 없어서도 아니고 조직과 자금이 뒤져서도 아니다. 우리가 진 것은 변화의 흐름을 읽는 시대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지금 ‘뭔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 전 총재만 정계를 은퇴하면 책임은 끝나나.”
대선 패배 책임론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서청원 전 대표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김의원은 “최병렬, 강재섭 의원 등 경선에 출마한 다른 인사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들 역시 당시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 사분오열된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책임질 일을 책임지지 않고, 가진 것을 버리지 못하는 자기중심적 당내 현실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대선 패배 책임질 사람 아직 많아”
“조그마한 승리(4·24 재·보궐선거)에 또 우쭐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과 신주류, 구주류가 3각 갈등을 연출하는 민주당이 우리(한나라당)보다 지지율이 더 높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나. 유권자들은 이제 미래가치를 보고 정당을 평가한다.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한나라당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투자가치가 없는 정당이다. DJ 정부 때처럼 실정(失政)의 반사이득만 챙기지 말고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김의원은 “당이 보수로 회귀해서는 안 되며 이제는 1인 중심의 정당체제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정당, 젊은 정당으로 가야 하는 만큼 분권과 민주, 디지털 정치를 펼 수 있는 젊은 CEO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력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김의원은 디지털 문화에 민감하다. 그는 젊음과 디지털을 같은 코드로 설명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런 디지털 마인드가 상당부분 작용했다.
김의원은 노대통령에게 할 말이 많은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분열이 아닌 포용의 정치’를 강조하는 편지를 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대통령이 답장을 보냈으면 최근 논란을 빚은 대미정책과 각종 발언에 대해 또 다른 편지를 보냈을지 모른다.
“노대통령은 원래 반미, 좌파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대미관, 대북관이 모호하다. 본인 스스로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노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장의 논리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말을 바꾸면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외교무대에서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체제 유지와 상호 신뢰회복이다. 대표가 되면 빠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의 회담을 주선하겠다.”
김의원은 여권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노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더 소수정권이다. 그나마 당이 분열돼 정치적 뒷받침조차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지지세력을 만들려고 초조해하고, 서두는 것 같다. 여권의 신당 창당은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솔직히 지난 대통령선거가 질 선거였나. 모두가 이긴다고 보지 않았나. 그런 선거에서 졌다. 이회창 전 총재에게 지도력이 없어서도 아니고 조직과 자금이 뒤져서도 아니다. 우리가 진 것은 변화의 흐름을 읽는 시대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지금 ‘뭔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 전 총재만 정계를 은퇴하면 책임은 끝나나.”
대선 패배 책임론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서청원 전 대표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김의원은 “최병렬, 강재섭 의원 등 경선에 출마한 다른 인사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들 역시 당시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 사분오열된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책임질 일을 책임지지 않고, 가진 것을 버리지 못하는 자기중심적 당내 현실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대선 패배 책임질 사람 아직 많아”
“조그마한 승리(4·24 재·보궐선거)에 또 우쭐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과 신주류, 구주류가 3각 갈등을 연출하는 민주당이 우리(한나라당)보다 지지율이 더 높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나. 유권자들은 이제 미래가치를 보고 정당을 평가한다.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한나라당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투자가치가 없는 정당이다. DJ 정부 때처럼 실정(失政)의 반사이득만 챙기지 말고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김의원은 “당이 보수로 회귀해서는 안 되며 이제는 1인 중심의 정당체제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정당, 젊은 정당으로 가야 하는 만큼 분권과 민주, 디지털 정치를 펼 수 있는 젊은 CEO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력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김의원은 디지털 문화에 민감하다. 그는 젊음과 디지털을 같은 코드로 설명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런 디지털 마인드가 상당부분 작용했다.
김의원은 노대통령에게 할 말이 많은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분열이 아닌 포용의 정치’를 강조하는 편지를 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대통령이 답장을 보냈으면 최근 논란을 빚은 대미정책과 각종 발언에 대해 또 다른 편지를 보냈을지 모른다.
“노대통령은 원래 반미, 좌파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대미관, 대북관이 모호하다. 본인 스스로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노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장의 논리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말을 바꾸면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외교무대에서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체제 유지와 상호 신뢰회복이다. 대표가 되면 빠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의 회담을 주선하겠다.”
김의원은 여권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노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더 소수정권이다. 그나마 당이 분열돼 정치적 뒷받침조차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지지세력을 만들려고 초조해하고, 서두는 것 같다. 여권의 신당 창당은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