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3개월을 남기고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이강택 TBS 대표. [뉴시스]
지난달 한 달간 병가를 내고 수술을 받은 이 대표는 그동안 TBS 양대 노조인 T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로부터 동시에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지난해 4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외부의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대해 한목소리로 대응해왔던 TBS 노사는 올해 7월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TBS 지원폐지 조례안을 발의하면서 틈이 벌어졌다. 조례가 통과되면 TBC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300억 원 규모 출연금이 끊겨 TBS 구성원들은 회사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표가 ‘김어준 감싸기’를 지속하자 노조원들의 반감이 커졌다.
TBS 노조 “정치적 신념에 빠져 TBS 위태롭게 한다”
이 대표는 ‘TBS 지원폐지 조례안’ 발의에 대해 “눈엣가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없애기 위해 TBS 자체를 고사시키려는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발했다. 또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해서도 “공정한지, 편파적인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정치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기자회견을 갖고 조례안 철회와 함께 “이강택 대표는 정무적인 판단을 하지 못해 이번 위기를 만들었는데도 본인의 정치적 신념에 빠져 TBS를 위태롭게 한다”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발의안에 따르면 조례는 2023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며, TBS 소속 직원이 희망하는 경우 서울시 출차·출연 기관에 우선 채용한다. 그러나 고용보장이 선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의회 전체 의석 112석 중 절반이 넘는 76석을 차지하는 국민의힘은 조례를 연내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TBS는 정관에 따라 이르면 17일 이사회를 열어 이 대표의 직무대행자를 지정하고, 후임자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TBS 대표는 임추위에서 2명 이상을 추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명한다.
1962년 인천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1988년 MBC에 PD로 입사했다. 1990년 KBS로 옮긴 이후 2008년 ‘KBS스페셜-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등을 제작했다. 2003년 한국방송PD연합회장을 거쳐 2011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맡아 2012년 공영방송 총파업을 이끌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18년 TBS 대표에 취임했고, 2020년 2월 TBS가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독립 미디어재단 TBS로 재출범하며 3년 임기 초대 대표가 됐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폭풍 랠리’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 눈앞에
정용진 이마트, 4년 만에 최대 영업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