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표 신부(사진). 박홍표 신부는 11월 15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전용기 추락을 기도하겠다고 해 논란을 일으킨 박주환 신부를 옹호했다. [박홍표 신부 페이스북 캡처]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 박홍표 신부(70·원주교구)가 11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내용 중 일부다. 박홍표 신부는 해당 게시물을 통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박주환 신부(천주교 대전교구)를 감싸고 나섰다. 박홍표 신부는 강원 삼척에서 태어나 1988년 2월 사제서품을 받은 원로 사목으로 세례명은 바오로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인 30대에 신부가 됐다. 올 8월에는 몸담고 있던 원주교구 내 모든 직을 내려놓고 은퇴했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박주환 신부는 나와 한 건물에서 오랫동안 함께 먹고 자고 한 적이 있다”며 “그때부터 시국얘기를 나누며 눈빛만 봐도 형하고 아우 부르며 사랑했다”고 박주환 신부와의 친분을 드러냈다.
박홍표 신부가 옹호한 박주환 신부는 11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추락하길 기도한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합성 이미지와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천주교 대전교구는 다음날 대국민사과를 발표하고 박주환 신부에 대해 성무(聖務) 집행 정지 등 징계 처분을 내렸다.
박홍표 신부는 대전교구의 결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주환 신부를 두둔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박홍표 신부는 “나라의 모든 게 망가져 있지 않은가”라며 “(나라가) 더 망하기 전에 누군가 십자가를 져야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를 합성한 문제의 이미지에 대해선 “유머러스하고 착한 성품으로 봐서 그의 패러디는 비행기가 떨어져 윤 대통령 부부가 떨어져 죽으라는 게 아니”라며 “단지 윤 대통령 부부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극단적인 패러디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홍표 신부의 정치적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대 대선 전인 2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조건으로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이라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올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당시엔 부당한 공권력이 투입돼선 안 된다며 경찰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2015년부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탈핵천주교연대에선 고향인 삼척에 발전소 건설을 저지하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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