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같은 시간대, 같은 메뉴를 시킬 사람을 모아 배달비를 나누기도 한다. [GettyImages]
#배달비, 너 뭐 돼?
오마카세, 파인다이닝, 네추럴와인. 2022년 Z세대 식문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단어들이다. Z세대는 사진을 남기는 것을 중요시하고 스스로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돈을 아끼기보다 당시에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에 돈을 쓰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물론 개개인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확실히 파인다이닝에 가보면 20대 비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Z세대가 식문화에서 가장 아까워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배달비다. 솔직히 배달비는 모든 세대가 아까워하겠지만 Z세대는 배달비가 아까워 ‘에브리타임’ ‘당근마켓’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같은 시간대, 같은 메뉴를 시킬 사람을 모아 배달비를 나눌 정도다. 결국 ‘배달의민족’은 ‘함께주문’ 카테고리를 만들어 단체 주문, 장바구니를 공유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아직 지역 커뮤니티 기능은 없지만 추후 이것 역시 생기지 않을까 싶다. 귀찮지만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움직일 수 있는 게 Z세대다.
또 하나 아까워하는 것이 바로 구독 비용이다. 구독할 것은 많고 구독을 안 하자니 콘텐츠를 못 봐 절대 끊을 수 없다. 특히 Z세대는 저작권 등 가치에 민감하기에 불법 다운로드는 상상할 수 없다. 구독비를 아낄 수 있다면 광고를 보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향 때문인지 최근 넷플릭스도 구독비를 내리는 대신 광고를 도입하는 기능을 만들었다. 이런 것만 봐도 쓸 땐 쓰지만 소소하게 나가는 비용은 아까워하는 세대임이 확실하다.
#Z세대 맘속 조부모님
조나단의 ‘동네스타K2’에 출연한 배우 백일섭, 이순재, 노주현(앞줄 왼쪽부터). [유튜브 디글 캡처]
비슷한 예로 키오스크에 대한 것도 있는데, 어르신들이 쓰기 불편해하니 키오스크 사용을 줄이자는 글도 많이 보인다. Z세대를 ‘내 맘대로’ 세대라고 생각해 남 일에 관심 없고 나이 많은 사람을 배척한다는 오해를 곧잘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맘때쯤이면 할머니 마케팅 붐도 불어 지난해에는 할머니 입맛의 흑임자, 쑥맛 메뉴가 유행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단어는 Z세대에게도 분명 추억이 있고 어딘지 모르는 그리움이 깃든 말이라 절대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틱톡 콘텐츠를 찍는 배우 나문희. [틱톡 moonhee.41 캡처]
Z세대에게 공존은 중요하다. 이들은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세대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혼자만이 아니라 다 같이 공존하기를 원한다.
#집에서도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최근 유행하는 펠트 만들기(왼쪽)와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에서 수초를 검색한 결과. [사진 제공 · 김상하, 당근마켓 캡처, GETTYIMAGE]
또 Z세대는 꾸미기를 좋아한다. 집에 가만히 두면 뭘 자꾸 꾸미는데, 집을 꾸미는 게 아니라 휴대전화, 사진 등을 꾸민다. 특히 최근 아이폰 업그레이드 후 일명 ‘누키’가 따지는 기능, 즉 이미지 배경 지우기 기능이 생기자 ‘폰꾸’를 안 하던 애들도 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카카오톡 테마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아이폰에 있는 모든 아이콘을 바꿔 폰꾸를 한다.
수초나 식물을 키워 당근마켓에 팔기도 한다. 이 같은 ‘식물테크’는 진짜 비싼 식물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다. 필자의 팀 막내 역시 취미로 수초를 키워 판매한다고 한다. 어항에서 자라는 식물을 자르기만 하면 된다는데, 이런 걸 보면 Z세대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도 가장 바쁜 인간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