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그가 다다르려고 하는 지점은 스스로 ‘삶의 완성’이라 부르는 죽음에 대한 성찰이다. ‘웰다잉’을 꿈꾸는 그는 “신이 아닌 이상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가깝고 편안한 존재로 여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에 쓴 시의 한 구절에서도 죽음과 대화를 나누며 ‘너 어디쯤 와 있니? 가까이 오면 내게 연락을 주렴’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중학교 교사를 거쳐 ‘여원’ ‘여성동아’ ‘음악동아’ 등의 잡지에서 20년 동안 글을 쓴 기자 출신이다. 남에 대한 글을 쓰거나 남의 글 고치는 기자 일을 하면서 ‘자기 글’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이씨는 10년 전 경기 용인의 한 산자락에 둥지를 틀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집과 수필, 소설 한 권씩 쓰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던 그의 욕심은 조금 더 커졌다. 이씨는 “소설은 포기했지만, 세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고 그림과 책에 관한 에세이를 더 쓰고 싶다”고 말했다. 자연 속에서 웰다잉에 대해 사색하지만 글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젊은 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