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사상 최초로 ‘지식’과 ‘서비스’ 기부보다는‘IT 서포터스’ 제도를 도입해 호평을 얻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정보기술(IT)은 소수 전문가를 제외한 일반인에겐 적잖은 스트레스다. 그나마 이 같은 의문을 해소해줄 수 있는 친구나 자녀, 전문학원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아직도 상당수 노년층, 농어촌 주민, 해외이주 노동자는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IT 인프라 혜택에서 소외돼 있기 때문.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정보 차이(Digital Divide)’의 어두운 현실이다.
‘이럴 때 전문가의 일대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눈앞에 놓인 IT기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음직한 상황이다. PC나 디지털카메라 같은 하드웨어는 넘쳐나는데 정작 필요한 운영 노하우는 절대 부족한 탓이다.
그런데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KT가 올해 2월21일 출범시킨 ‘IT 서포터스’가 그 지렛대다. KT 400여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이들 ‘봉사전담반’은 전국적인 KT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역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소외계층의 IT 활용능력 향상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IT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컴퓨터, 인터넷은 물론 각종 IT기기를 100% 활용할 수 있게 방문지도에 나설 뿐 아니라, 소외지역 유치원이나 공부방, 노인정 등에도 단체교육 강사로 활약하며 정보 차이 해소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이를 통해 연간 5만여 명 이상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특기할 점은 이들 IT 서포터스가 다른 일상업무에서 벗어나 1년간 봉사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전사적 지원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에서는 볼 수 없던 ‘지식’과 ‘서비스’ 기부인 셈이다. 이를 위해 KT는 ‘아름다운 재단’과 협력관계를 맺고 일과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제도 정비까지 끝마쳤다. 사내 봉사활동을 통해 ‘지식나눔’의 중요성을 깨달은 서포터스 요원들은 8주 기본소양 교육과 함께 IT 활용능력, 강의능력, 진단능력 등을 집중 교육받은 뒤 전국 26개 권역으로 배치됐다. KT는 앞으로 이들 IT 서포터스를 1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5개월 만에 1만5000명 정보화 교육
제도 시행 5개월 만에 1만5000명 이상에게 정보화 교육이 실시되면서 각종 미담도 쏟아졌다. 하반신 마비로 근육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정영만(30) 씨의 꿈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며 생계를 영위해나가는 것.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인터넷과 PC 등을 기부받았지만 정작 전자상거래나 홈페이지 구축에 필요한 노하우는 얻을 수 없었다. 거동이 불편해 학원에 다니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절망했지만 최근 장애인 교육관을 직접 찾아오는 IT 서포터스의 도움으로 다시 삶의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 가수 김유진 씨의 경우 자신의 활동영역을 온라인까지 확대했다. 김씨 역시 PC와 각종 반주기를 비롯한 음악장비를 갖춰놓았지만 인터넷 진출은 엄두도 못 내던 차에 IT 서포터스 방재혁 사원의 도움으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서울 망우동의 베트남 출신 부녀회 회원들은 이제 자신이 만든 홈페이지를 통해 베트남에 있는 부모와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혼자 책을 보고 배웠다면 쉽사리 이루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KT 한동훈 기술본부장은 “봉사활동에 어색해하던 봉사단원들도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큰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국민과의 접점 확대가 대(對)고객 서비스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