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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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판사’ 1년간 육아휴직 미국行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5-07-22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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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는 판사’ 1년간 육아휴직 미국行
    그를 둘러싼 평가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돼왔다. 법은 사회적 통념에 따라야 하는데, 판사가 너무 이상주의자 아닌가, 또는 튀기를 좋아하고, 정치 지향적인 판사가 아닌가 하는 것. 그러나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때론 논쟁적으로 비치는 그의 판결을 꼼꼼히 살펴보면 누구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논거에 발을 딛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게다가 그는 정치와는 아예 담을 쌓은 전형적인 보통 판사의 길을 걸어왔을 뿐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와 내기 골프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려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서울 남부지법 민사2단독 이정렬(36) 판사가 1년간 휴직하기로 하고, 7월19일 한국을 떠났다.

    그의 휴직 이유는 특별했다. 이 판사의 아내인 이수영 서울남부지법 판사가 미국 캘리포니아로 해외연수를 떠나는데 집안 살림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의 교육을 맡기 위해 잠시 일을 쉬겠다는 것. 그 흔한 대학 연수가 아닌 순수 육아휴직이다.

    그는 “제가 됐든 아내이든 한쪽이 해외연수를 결심했으면 다른 한쪽은 가사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면서 “판결문을 준비하고 재판을 하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안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하며 주위의 우려를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사법시험 33회인 이 판사는 진보적 법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소속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진보적 판사’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최근 2년 사이의 독특한 시각의 판결로 ‘튀는 판사’라는 별명으로 통해왔다. 그러나 젊은 판사들 사이에서는 상급심, 특히 대법원의 판례를 뒤집는 ‘치받는 판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용기 있는 인물로 부각되기도 했다.



    5월에는 법원 인터넷 내부망에 ‘판사들도 다면평가를 받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던 이 판사는 이번 미국 방문 기회를 통해 법원 문화를 배워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법원의 인사평가 제도가 특히 그의 관심거리다. 또한 판사가 존경받는 미국 법원의 풍토와, 자신감과 보람을 갖고 일하는 법원 일반직원들의 근무태도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이같은 조사를 토대로 대한민국 법원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꾀해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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