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8월 OCN을 통해 첫 전파를 탄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케이블·위성 시청률로는 놀라운 수치인 1.8%(케이블·위성은 평균 1%가 넘는 프로그램을 ‘대박’이라 한다)를 보였기 때문. 저녁 프라임 시간대에 이 프로를 배치한 OCN과 달리 심야 시간대에 방송하는 MBC에서도 ‘C.S.I’는 평균 6~7%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치고는 그리 높은 수치가 아니지만, MBC 영화팀의 윤석호 PD는 “동시간대 점유율은 무려 20%에 이른다. 이는 심야 시간대임을 감안하면 꽤 좋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매회 끔찍한 사건이 터지고, 주인공이 해결한다’는 조금 뻔한 스토리의 범죄수사물이 이토록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스릴과 스펙터클에 ‘과학적 절차’라는 양념을 매우 효과적으로 첨가해서다. DNA·강선(총열에 나선형으로 파인 홈)·GC(가스층) 분석기와 약물 성분 분석장비, 지문분석기, X선 촬영기 등의 첨단장비를 이용해 상상도 못할 곳에서 증거를 찾아내는 주인공들의 활약과 이들이 찾아낸 증거를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카메라 기법도 극의 집중도를 높인다.
‘C.S.I’는 영화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해 화제가 됐는데, 시즌 5에서는 ‘킬 빌’의 쿠엔틴 타란티노까지 가세해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시즌 5 마지막 에피소드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다. 그의 작품을 본 한 관계자는 “더 많은 벌레와 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해 기대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