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라고 하면 보통 이집트 기자에 있는 쿠푸 왕의 피라미드를 떠올린다. 하나의 무게가 2.5t에 이르는 석회암 바위를 무려 230만개나 쌓아 만들었다는 이 건축물은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 전, 이집트인들은 왕의 영원한 안식처를 위해 거대한 석조 건조물을 쌓아올려야 했다. 이유인즉, 사람이 죽어도 영혼은 현세에 남아 밤이면 육체로 되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란다. 결국 위대한 권력자의 영혼이 언제든지 육체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사후 육체를 미라로 만들어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견고한 건축물인 피라미드에 안치한 것이다.
당시 지상 최고의 권력자가 그토록 사후세계를 열망한 까닭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판단에 지나지 않지만, 현세의 삶이 지나치게 짧았던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고고학자들은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살았던 B.C 100년경 여성의 평균수명이 25살에 불과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2001년 남자는 76.5살, 여성은 80살을 넘어섰다. 고대인들보다 무려 3배가 넘게 오래 살게 된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라까지 만들며 기원했던 생명 연장의 소망을 현대인은 손쉽게 누리고 있는지 모른다.
초고령사회 ‘저출산’은 심각한 사회문제
가장 안정되고 신비로운 건축 형태인 피라미드 얘기가 나왔으니 이제는 ‘배둘레햄’ 얘기를 해보자. 배둘레햄? 물론 성경에 나오는 성지 이름(베들레헴)이 아니다. 요즘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배둘레햄이란 나이를 먹으면서 뱃살이 처지고 허리둘레가 늘어나 마치 기다란 소시지햄을 허리에 둘러놓은 것 같다고 해서 생긴 신조어다.
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식사하셨습니까?”라는 말이 가장 흔한 안부인사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이 먹어 살찌는 게 세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부각했다. 그래서 “살 빠지셨네요?”라는 인사말이 최고의 덕담으로 애용될 정도다.
건강 열풍이 거센 만큼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구호와 함께 1962년부터 범국가적으로 실시된 가족계획(본질은 산아제한)은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급격히 선진국 형태로 뒤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쳤나 보다. 국내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가 1965년 6명에서 2002년 1.17명으로 급강하한 것이다. 아이를 적게 낳기로 유명한 프랑스가 1.9명, 일본이 1.32명이니 놀랄 만큼 적은 수치다. 현재의 인구 수준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한 부부가 2.1명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니 이제는 국가적인 출산장려책이 필요하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의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른 노령화를 보였다는 일본을 넘어서기에 한민족이 경신한 또 하나의 세계기록으로 기록될 것이다. 어느새 우리 사회는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아이는 적게 낳는 이른바 ‘초고령화 사회’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인구 피라미드’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는 유아·청소년 등 낮은 연령층의 풍부한 인구를 밑받침으로 하여 나이가 들수록 차츰 줄어들기 시작하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형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가족계획 추진으로 인한 출산율 감소와 의료제도의 확충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는 2000년대의 인구모형을 뱃살이 뚱뚱한 ‘항아리형’으로 변화시키고 말았다.
인구 피라미드는 사람의 신체와 비슷한 점이 많다. 젊을 때는 팔등신 모양의 튼튼하고 근사한 체격을 지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하체가 허약해져 종국에는 허리에 백해무익한 뱃살이 더해지는 ‘배둘레햄’ 신체구조로 변해가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의 피라미드 모양을 젊은이라고 가정한다면 ‘항아리형’은 부실한 하체에 아랫배만 불룩하게 나온 중년에 해당한다. 배둘레햄이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항아리형’ 인구 구조는 젊은이가 부족한 노년사회로의 변화를 예고한다.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몸짱’ 열풍이나 ‘웰빙’이란 화두 역시 건강한 외모,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키워드다. 자신의 몸을 날씬하고 튼튼하게 만들려는 현대인의 욕망처럼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인구 피라미드 역시 배둘레햄에서 탈피해 다시 탄탄한 피라미드 모양으로 복원해야 한다. 특히 ‘고령화’ 문제는 어쩔 수 없다지만 ‘저출산’ 문제는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킨다면 선진국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배둘레햄 모양의 피라미드는 누가 봐도 어색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 전, 이집트인들은 왕의 영원한 안식처를 위해 거대한 석조 건조물을 쌓아올려야 했다. 이유인즉, 사람이 죽어도 영혼은 현세에 남아 밤이면 육체로 되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란다. 결국 위대한 권력자의 영혼이 언제든지 육체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사후 육체를 미라로 만들어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견고한 건축물인 피라미드에 안치한 것이다.
당시 지상 최고의 권력자가 그토록 사후세계를 열망한 까닭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판단에 지나지 않지만, 현세의 삶이 지나치게 짧았던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고고학자들은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살았던 B.C 100년경 여성의 평균수명이 25살에 불과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2001년 남자는 76.5살, 여성은 80살을 넘어섰다. 고대인들보다 무려 3배가 넘게 오래 살게 된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라까지 만들며 기원했던 생명 연장의 소망을 현대인은 손쉽게 누리고 있는지 모른다.
초고령사회 ‘저출산’은 심각한 사회문제
가장 안정되고 신비로운 건축 형태인 피라미드 얘기가 나왔으니 이제는 ‘배둘레햄’ 얘기를 해보자. 배둘레햄? 물론 성경에 나오는 성지 이름(베들레헴)이 아니다. 요즘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배둘레햄이란 나이를 먹으면서 뱃살이 처지고 허리둘레가 늘어나 마치 기다란 소시지햄을 허리에 둘러놓은 것 같다고 해서 생긴 신조어다.
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식사하셨습니까?”라는 말이 가장 흔한 안부인사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이 먹어 살찌는 게 세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부각했다. 그래서 “살 빠지셨네요?”라는 인사말이 최고의 덕담으로 애용될 정도다.
건강 열풍이 거센 만큼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구호와 함께 1962년부터 범국가적으로 실시된 가족계획(본질은 산아제한)은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급격히 선진국 형태로 뒤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쳤나 보다. 국내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가 1965년 6명에서 2002년 1.17명으로 급강하한 것이다. 아이를 적게 낳기로 유명한 프랑스가 1.9명, 일본이 1.32명이니 놀랄 만큼 적은 수치다. 현재의 인구 수준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한 부부가 2.1명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니 이제는 국가적인 출산장려책이 필요하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의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른 노령화를 보였다는 일본을 넘어서기에 한민족이 경신한 또 하나의 세계기록으로 기록될 것이다. 어느새 우리 사회는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아이는 적게 낳는 이른바 ‘초고령화 사회’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인구 피라미드’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는 유아·청소년 등 낮은 연령층의 풍부한 인구를 밑받침으로 하여 나이가 들수록 차츰 줄어들기 시작하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형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가족계획 추진으로 인한 출산율 감소와 의료제도의 확충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는 2000년대의 인구모형을 뱃살이 뚱뚱한 ‘항아리형’으로 변화시키고 말았다.
인구 피라미드는 사람의 신체와 비슷한 점이 많다. 젊을 때는 팔등신 모양의 튼튼하고 근사한 체격을 지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하체가 허약해져 종국에는 허리에 백해무익한 뱃살이 더해지는 ‘배둘레햄’ 신체구조로 변해가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의 피라미드 모양을 젊은이라고 가정한다면 ‘항아리형’은 부실한 하체에 아랫배만 불룩하게 나온 중년에 해당한다. 배둘레햄이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항아리형’ 인구 구조는 젊은이가 부족한 노년사회로의 변화를 예고한다.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몸짱’ 열풍이나 ‘웰빙’이란 화두 역시 건강한 외모,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키워드다. 자신의 몸을 날씬하고 튼튼하게 만들려는 현대인의 욕망처럼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인구 피라미드 역시 배둘레햄에서 탈피해 다시 탄탄한 피라미드 모양으로 복원해야 한다. 특히 ‘고령화’ 문제는 어쩔 수 없다지만 ‘저출산’ 문제는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킨다면 선진국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배둘레햄 모양의 피라미드는 누가 봐도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