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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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목동·마곡 강력한 집값 상승 압력 나타나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서울 부동산 상승 시그널은 인구 순유출 증가… 용산 상반기에만 7000여 명 빠져나가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4-08-03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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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 집값이 강력한 개발 호재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전경. [효성 제공]

    서울 용산 집값이 강력한 개발 호재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전경. [효성 제공]

    부동산시장의 대세 상승을 알리는 시그널은 어디서 올까. 언뜻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의 확실한 장기 상승 시그널은 ‘대대적인 실수요 움직임’에서 파악할 수 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실거주뿐 아니라 단기 투기성 거래도 포함돼 있어 몇 개월 거래량이 증가했다고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라탔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최근 서울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본격 상승 궤도’냐, ‘데드캣 바운스’냐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런데 실수요 움직임은 ‘인구이동’ 통계로 확인해야 한다. 통계청이 밝힌 ‘이동’의 정의는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변경한 경우”다. 따라서 인구이동 건수는 ‘이사 건수’로 갈음해 해석할 수 있다. 이사차량이 빈번히 오가는 아파트는 전세든, 매매든 실수요 거래가 활발한 단지라는 뜻이다. 즉 높은 실거래 회전율을 자랑하는 단지로,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이 크다.

    ‌통상적으로 서울 집값 상승 시그널은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순유출 인구가 증가할 때 나타난다. 서울의 순유출 인구를 받아주는 경기도의 순유입 인구가 증가한다면 경기도 집값 역시 상승 궤도에 올라탔다는 시그널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인구 순이동 추이를 비교해보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서울의 순유출과 경기도의 순유입이 대비되는 패턴이 나타난다(그래프 참조). 서울의 순유출 인구는 4월부터 급증했다. 약 6000명이 서울을 빠져나갔다. 이는 올해 초 순유출 인구 약 1000명 대비 6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서울 집값의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의 순유출에 화답하듯, 경기도의 순유입 역시 4월부터 급증해 월 6000명의 인구가 유입됐다. 서울과 경기도의 이례적 인구이동은 현재 부동산시장 사이클이 회복세를 넘어 상승 궤도에 올라탔음을 알리는 순도 높은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다.

    상반기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구 순유출이 발생한 자치구는 용산구다. 약 7000명이 용산에서 빠져나갔다. 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전자상가 개발 등 용산의 개발 호재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으로, 용산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다음으로 강서구 인구 약 3000명, 양천구 인구 약 2000여 명이 순유출됐다. 서울 서측 생활권 인구가 많이 빠져나갔다는 것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경기 김포, 인천 서구 집값이 서울 서측의 순유출 인구를 흡수하며 시차를 두고 상승할 것임을 암시한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양천구를 대표하는 목동재건축과 강서구를 대표하는 마곡지구의 개발 모멘텀이 강력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마곡 마이스복합단지 개발 결실

    목동재건축은 10년 넘는 기다림 끝에 목동 6단지가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최고 49층, 총 2173채의 재건축정비안을 확정 지었다. 마곡지구 역시 숙원 사업이던 마이스복합단지 개발사업이 결실을 맺으면서 강남 코엑스(46만㎡) 연면적의 약 2배 규모인 82만6520㎡에 업무 및 판매시설, 컨벤션센터, 문화 및 집회시설,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유독 개발 호재에 따른 집값 상승 압력이 강했던 용산, 목동, 마곡은 흥미롭게도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 등 서비스업)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이다. 용산에는 국제업무지구의 ‘국제업무존’, 목동에는 ‘목동종합운동장·유수지 개발’을 통한 마이스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시, 관광, 문화활동을 풍성하게 해줄 마이스 인프라는 저성장 시대 도시 활력 증대로 부동산 가치를 높일 호재로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꾸준한 순유출 덕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서울에서 이례적으로 올해 상반기 인구가 증가한 자치구가 있다. 상반기 가장 많은 약 1만 명의 인구가 순유입된 강남구다. 강남구의 순유입 인구 증가는 개포지구 재건축 개발 초기에 유출됐던 인구가 다시 유턴한 것으로, 인구의 순증 효과는 미미하다. 따라서 강남구 인구 순유출은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 순유출 규모를 통해 강남 집값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다.

    순유입 인구가 집값 상승의 동력이 되는 수도권에서 상반기 가장 많은 인구가 유입된 곳은 경기 양주다. 1만2000명이 순유입됐다. 이는 GTX-C 노선을 따라 커지고 있는 개발 압력이 의정부 집값을 밀어 올리면서 내 집 마련 수요를 양주로 대거 이주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양주를 대표하는 옥정신도시 리딩 단지는 3.3㎡당 1500만 원을 호가하며 신혼부부 수요를 집중시키고 있다. 경기북부에서 양주가 인접 도시의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다면, 경기남부에서는 화성과 용인에서 각각 7000명의 순유입 인구가 발생했다. 이들 도시는 GTX 개발뿐 아니라,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강력한 일자리 호재도 있다. 특히 화성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와 ‘용인플랫폼시티’라는 강력한 반도체 호재를 품은 용인 기흥구로 인구가 몰리면서 집값의 장기 상승이 예상된다.

    경기도 중 서울과 붙어 있는 준서울 도시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순유출 인구 증가가 집값 상승 시그널이다. 대표적인 준서울 도시인 경기 부천은 상반기 가장 많은 약 5000명의 순유출 인구가 발생했다. 경기 고양과 성남은 인구 약 2000명이 순유출돼 집값 상승 압력이 포착됐다. 부천에서는 사업비 약 4조 원이 투입될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사업’을, 고양에서는 청약 불패 신화를 써내려가는 장항지구를 주목할 만하다. 성남은 분당 선도지구보다 성남 구도심 재개발/재건축 프리미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도권 서부 인구를 유입시키고 있는 인천은 검단신도시의 대규모 입주와 맞물려 인천 서구의 순유입 입구가 약 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 중구 5000여 명 순유입

    흥미로운 것은 대규모 입주 이벤트가 없는 인천 중구의 순유입 인구가 약 5000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인천 중구를 대표하는 영종신도시 집값은 고점 대비 약 30% 폭락을 경험하며 저점을 다지고 있었는데, 마침 동북아 최대 규모 복합리조트를 목표로 하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지난해 말 개장하며 창출된 대규모 일자리 효과가 시차를 두고 집값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 4단계 사업이 10월 준공하면 인천국제공항은 약 1억 명의 여객수송능력을 확보해 동북아 1위, 세계 2위 규모의 거대 공항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이 역시 영종도 부동산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약 3000명의 대규모 순유출 인구가 발생한 곳은 남동구다. 이는 인천의 핵심 주거생활권이 구도심에서 송도, 청라, 영종 등 신도시로 재편되고 있음을 확인케 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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