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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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민의 일상경영

펭귄 무리에서 볼 수 있는 리더십 ‘첫 번째와 허들링’

  • 열린비즈랩 대표 facebook.com/minoppa

    입력2017-04-03 15: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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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라이프(One Life)’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국 BBC가 만든 자연생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촬영했을까 싶은 야생동물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그 동물들이 보여주는 순간순간은 날것 그대로의 드라마입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에 우리는 울고 웃고, 또 감동하고 감탄합니다. 여기서 깨닫게 되는 삶과 경영의 지혜는 덤입니다.

    펭귄을 통해 배우는 지혜 두 조각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펭귄’입니다. 무리 지어 사는 남극의 펭귄은 먹잇감을 구하려면 바다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배가 고파도 쉽게 뛰어들지 못합니다. 서로 눈치를 보면서 한참을 머뭇거립니다.

    천적 때문입니다. 섣불리 바다에 들어갔다가는 바다표범이나 물개의 먹이가 되기 십상입니다. 안전이 확인되기 전까지 치열한 눈치 보기가 이어집니다. 그 순간 어느 한 마리가 과감하게 바다에 뛰어듭니다. 이른바 ‘첫 번째 펭귄’입니다. 첫 번째 펭귄의 입수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 뒤를 이어 수백, 수천 마리가 물속으로 다이빙합니다. 장관입니다.

    ‘첫 번째 펭귄’이라는 말은 이처럼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앞장서 도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관습적 표현입니다. “나만 아니면 돼” 하며 다들 뒤로 물러나 있으면 함께 죽게 됩니다. 그래서 ‘첫 번째 펭귄’은 도전과 용기로 무장한 리더십과 기업가정신의 아이콘입니다.





    배려와 리더십의 아이콘, 펭귄 ‘허들링’

    펭귄에게서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지혜가 있습니다. 황제펭귄은 산란기가 되면 천적을 피해 일부러 추운 곳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시속 110km가 넘는 눈바람과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추위는 황제펭귄들에게도 참기 힘든 고통입니다. 그걸 이겨내고자 찾아낸 방법이 ‘허들링’입니다. 서로 몸을 밀착해 체온을 나누는 겁니다.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추위를 이겨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수많은 황제펭귄이 서로 몸을 맞대고 거대한 원을 형성하면 바깥쪽과 안쪽의 온도 차이가 10도 이상 납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자리를 바꿉니다. 바깥에서 온 몸으로 추위를 막아내던 펭귄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안쪽에 있던 펭귄이 기꺼이 교대를 해주는 거지요. 감동이 이는 장면입니다.

    원래 허들링은 상대를 원 밖으로 밀어내는 놀이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황제펭귄의 허들링은 반대입니다. 따뜻한 안쪽으로 밀어 넣어주는 겁니다.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생각하는 속 깊은 배려입니다.

    ‘첫 번째 펭귄’과 ‘황제펭귄의 허들링’. 자연의 위대한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동물에게서 생각지 못한 가르침을 얻습니다. ‘첫 번째 펭귄’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척자로서의 기업가정신을 가르쳐준다면, ‘황제펭귄의 허들링’은 역경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의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을 위한 모두(All for one)’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하나(One for all)’의 지혜입니다.

    그렇다면 한번 진지하게 짚어보고 톺아볼 일입니다. 우리 조직에는 서로 ‘첫 번째 펭귄’이 되고자 하는 도전과 모험의 DNA가 충만한지 말입니다. 우리의 조직문화는 서로를 북돋우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황제펭귄의 허들링’이 가능한 문화인지 말입니다. 펭귄에게 배우는 경영통찰입니다.  

    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핀란드 알토대(옛 헬싱키경제대) 대학원 MBA를 마쳤다.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마케팅 연구  ·  강의와 자문  ·  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일탈 정답은 많다’,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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