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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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역대 최대 실적… 블랙웰이 중대 변곡점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308억 달러… 블랙웰 4분기 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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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4-11-21 17: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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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08억 달러(약 43조1000억 원)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엔비디아가 2025년 회계연도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하며 강조한 대목이다. 인공지능(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시장 전망치(288억2000만 달러·약 40조3000억 원)를 크게 웃돌며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AI 칩 시장을 선도해온 엔비디아는 최근 ‘AI 거품론’과 이에 따른 기업의 AI 투자 감소 우려 등을 산 바 있다. 그러나 AI 칩 수요의 건재함을 숫자로 증명함에 따라 당분간 AI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엔비디아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엔비디아 제공]

    성장률 저하에 주가는 시간외 하락

    엔비디아는 11월 20일(현지 시간) 또 한 번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을 알렸다(표 참조). 3분기 매출 350억8000만 달러(약 49조 원), 주당순이익(EPS) 0.8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월가에서 전망한 매출 331억6000만 달러(약 46조4000억 원), EPS 0.75달러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 수치다(시장조사업체 LSEG 집계 기준).

    다만 이번 실적은 엔비디아가 6개 분기 만에 보인 가장 저조한 성장세이기에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이전 5개 분기 동안 엔비디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배 이상 급증해왔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컨센서스도 ‘375억 달러±2%’로 제시해 가이던스 하단(367억5000만 달러·약 51조4000억 원)이 시장 전망치(370억8000만 달러·약 51조8000억 원)를 하회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가량 내렸다. 그동안 엔비디아가 보여준 폭발적 성장세가 차세대 AI 칩 ‘블랙웰’ 출시 이후 유지될지 또한 미지수라,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엔비디아는 기업 성장성을 둘러싼 근본적 의구심을 대부분 해소했다. 데이터센터 매출 상승은 물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앞서 블랙웰이 서버 과열 문제를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한 차례 출렁인 바 있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발열 문제는 해결됐다”며 “블랙웰은 예정대로 4분기에 출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CEO는 “블랙웰에 대한 기대가 놀랍다”면서 “(블랙웰)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라 이를 충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4분기 블랙웰 매출이 당초 예상한 50억~60억 달러(약 7조~8조4000억 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투자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황 CEO는 이날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 글로벌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AI는 모든 기업, 산업, 국가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워크플로를 혁신하고자 에이전트 AI를 채택하고, 산업계에서는 물리적 AI의 획기적 발전으로 산업 로봇 투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국가는 국가 AI와 인프라 개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리반도체 양극화… 범용 시장 부진

    이 같은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로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이 다시금 확인됐다는 분위기다. 실적 발표 직후 AI 반도체주에 대한 투심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11월 21일 장 초반 강세를 나타냈다. 또 다른 HBM 공급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엔비디아 경쟁사 AMD, 엔비디아 AI 칩 제조를 담당하는 TSMC 또한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도 시간외거래에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반면 ‘레거시 반도체’로 불리는 범용 반도체 시장은 수요 한계에 가로막히며 AI 반도체와는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소비 부진으로 모바일·PC(개인용 컴퓨터) 제품 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등 AI 반도체 생산 라인을 늘리고 범용 D램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 같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다. 이와 관련해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PC 등) 교체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범용 반도체 수요가 더는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AI 서비스 및 제품은 고연산 작업을 수행하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전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범용 반도체도 필요한 만큼,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라 범용 반도체 수요 또한 충분히 확대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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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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