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 시간)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보편관세 10% 또는국가별로 차등을 둔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시스]](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ef/30/0d/67ef300d077ca0a0a0a.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 시간)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보편관세 10% 또는국가별로 차등을 둔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 상단 1500원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이하 현지 시간)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언급한 대목이다. 이날 트럼프는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전날까지 시장 분위기는 트럼프가 모든 무역 상대국에 20% 보편관세를 부과하거나 한국에 16% 상호관세를 매길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었는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이다. 트럼프 발표 직후 배포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 관세율이 26%로 잘못 기재돼 불필요한 혼란을 빚기도 했다. 한미 양국 정부가 후속 협상을 하기까지 국내 금융시장에는 충격이 지속될 전망이다.이날 트럼프가 “미국 해방의 날”이라는 말과 함께 공개한 상호관세는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무역 불균형이 심한 국가로 지목한 ‘더티 15(dirty 15)’에 대해서만 평균 10% 상호관세를 매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60개국에 평균 29%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중국(34%)에 비해서는 낮지만 일본(24%), 유럽연합(20%)보다 높은 청구서를 받아들게 됐다(표 참조). 대미(對美) 수출 의존도가 큰 와중에 경쟁국보다 높은 세율이 부과되면서 수출에 강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중에서는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미 양국은 2012년 FTA 발효 이후 물품 대부분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그러나 상호관세는 비관세 무역 장벽까지 관세율로 환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럼프는 한국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등으로 미국에 사실상 50% 관세를 매기고 있다고 봤다. 그 밖에 상호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국가들에 적용되는 보편관세는 10%로 정해졌다.

“자동차 등 주요 협상 대상 될 것”
관세 충격에 증시도 급락했다. 코스피는 4월 3일 3개월 만에 2440 선을 밑도는 2437.43으로 개장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06% 하락한 670.75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국내 금융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면서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 안정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며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밝혔다.다만 트럼프는 상호관세 관련 무역 상대국들에 협상 여지를 남겼다. 백악관은 4월 1일 상호관세가 발표 즉시 효력을 갖는다고 확인했으나, 이튿날 트럼프 연설 이후 배포된 팩트시트(보도참고자료)에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보편관세는 5일 0시 1분, 상호관세는 9일 0시 1분부터 발효된다고 명시했다.
한국 정부는 긴급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는 등 후속 협상 준비에 나섰다. 25% 상호관세로 한미 FTA가 효력을 잃은 만큼 기존 FTA 내용을 전면 개정하거나 트럼프 요구 조건을 바탕으로 아예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럽연합 등에서는 ‘강력한 보복 계획’을 거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한국과의 후속 협상에서 미국 자동차 등에 대한 무역 제한을 풀라고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4월 3일 “트럼프가 (후속 협상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최근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방산, 자동차, 농산물 등을 콕 짚었기 때문에 해당 품목들이 주요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속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날 “25% 상호관세가 원안대로 적용되면 현재 1.5% 수준인 경제성장률이 0.5%p가량 하락할 것”이라며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일본 등보다 세율이 낮게끔 협상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이들 국가도 트럼프와 물밑 조율을 할 것이라서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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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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