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인천 송도컨벤시아서 ‘제22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개최
기후재난피해 8개국, 국내 복지소외가정·학대피해아동 그룹홈 등 지원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2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 주한 외국 대사를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위러브유가 해외 기후재난 피해국과 국내 복지소외가정 등에 29만 달러(4억600만 원)를 지원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공식 주제가 ‘아미고스 파라 시엠프레(Amigos para Siempre)’의 한 소절이다. ‘영원한 친구들’이란 뜻으로, 당시 세계인의 우정을 노래한 이 곡이 11월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도 울려 퍼졌다. 지구촌 평화와 인류 화합의 의미를 되새긴 ‘제22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사랑의 콘서트) 현장이다.
사랑의 콘서트 관람을 위해 줄을 선 관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유엔 DGC(공보국) 협력단체 위러브유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해외 기후재난 피해국과 국내 복지소외가정 등에 29만 달러(4억600만 원)를 지원했다. 산불 피해국인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브라질, 파라과이와 홍수 피해를 겪은 네팔, 방글라데시, 태국을 돕고 서울·인천 복지소외가정 100가구, 학대피해아동 그룹홈에 온정의 손길을 건넸다. 국내 거주 몽골인 가정의 의료·생계비도 지원한다.
“여러분 곁에서 함께 행동할 것”
장내를 가득 채운 함성과 박수로 1부 기금 전달식이 시작됐다. 개회사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각국 피해 상황을 면밀히 전한 뒤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새 희망과 용기를 나눠주는 일은 같은 지구에 사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차게 일어나고 힘을 내자”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나 어려움에 처한 여러분 곁에서 여러분과 함께 행동할 것”이라는 장길자 회장의 위로는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모의 길목에 함께 선 모든 이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축사에 나선 파울 두클로스 주한 페루 대사는 “음악이 우리를 연결하고 소통하게 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귀중한 도구임을 깨닫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페루와 전 세계에서 펼쳐진 위러브유의 활동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특별한 우정이 앞으로 더욱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며 협력을 기대했다.
파트리시오 에스테벤 트로야 수아레즈 주한 에콰도르 대사도 축사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보여준 위러브유의 따뜻한 마음과 연대는 즉각적인 구호는 물론, 장기적인 복구와 재건 노력에 매우 소중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위러브유의 관용은 국제협력과 인도주의 정신이 가진 위대한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귀감”이라고 말했다.
프스퍼 라즈 버터라이 주한 네팔 대사대리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로 일부 마을이 무너지고 눈사태가 발생했으며 고속도로가 파괴됐다”고 자국이 직면한 어려운 현실을 전하면서 “피해민을 돕고자 나선 위러브유에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우다양가 피에리스 주한 스리랑카 참사관은 “기후재난은 우리가 함께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삶의 일부가 됐다”면서 “재난 피해민을 비롯한 온 인류가 겪고 있는 기후재난의 영향을 완화할 방법을 모색하는 위러브유의 인도주의적 활동은 훌륭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채로운 무대, 화합의 장
재치 있는 진행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김병찬 아나운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관객들이 사랑의 콘서트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왼쪽).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이 동요 ‘앞으로’ 등 메들리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선보여 관객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가수 양수경이 자신의 히트곡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를 부르고 있다. [홍중식 기자]
‘가족을 위한 노래’로 멋진 화음을 선보인 부녀(父女) 가수 김종환과 리아킴.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배우 겸 가수 김성환이 ‘밥 한번 먹자’를 열창하며 푸근한 온기를 나눴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소프라노 강민성이 ‘그리운 금강산’에 이어 ‘아미고스 파라 시엠프레’를 불러 깊은 감동을 전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우아하고 품위 있는 무대를 선사한 소프라노 정찬희.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사랑의 콘서트에서 성악 앙상블 라클라쎄와 소프라노 강민성·정찬희 등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축배의 노래’를 불렀다. 관객들이 무대와 소통하며 흔드는 휴대전화 플래시가 장관을 이뤘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
남성 성악 앙상블 라클라쎄가 ‘볼라레’를 부르며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따듯한 마음에 행동을 더하다
사랑의 콘서트 출연진과 새생명어린이합창단, 관객들이 함께한 모습. 관객들이 흔드는 휴대전화 플래시가 아름다운 가을밤을 수놓았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행사장에는 안전·질서, 안내, 의무실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봉사자들이 함께했다. 안내봉사자로 참여한 김문준 씨(29·경기 김포)는 “점점 더 서로 마음을 나누지 않는 세상이 돼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면서 “회원들이 먼저 어머니 사랑을 품고 주위를 돌아본다면 닫혀 있던 마음이 열리고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어려움에 처한 지구촌 이웃들에게 “함께하는 이들이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고 힘내시라”고 응원 메시지도 전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던 김진향 씨(44·인천)는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을 보니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사람들이 이만큼이나 많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가족걷기대회와 사랑의 콘서트가 모두 인천에서 열려 뿌듯함과 행복이 넘치는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위러브유를 통해 인류는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가족이고 사회문제는 함께 풀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지구촌에 전해진 ‘어머니 사랑’
2000년 첫 무대를 연 사랑의 콘서트는 올해까지 22회를 이어오며 연인원 19만여 명이 참석해 지구촌 가족을 위한 노래를 함께 불렀다. 실력 있는 출연진이 재능 기부로 동참해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따뜻한 마음은 요르단, 칠레, 모잠비크, 캄보디아 등 물 부족과 빈곤, 재해로 고통받는 27개국에 전해졌다. 국내외 복지소외가정 2만2000여 가구에 생계비를 지원해 희망의 버팀목이 됐을 뿐 아니라 심장병, 희귀난치병, 기타 질병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어린이 132명에게 의료비도 지원했다.2009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0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8000여 명이 모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위러브유가 5월 인천 청라호수공원에서 ‘제26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과 각국 외교관 및 그 가족들이 전 세계에 나무를 심어 푸른 지구를 만들자는 취지의 맘스가든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사랑의 콘서트와 가족걷기대회 같은 연례 복지 행사에는 각국 대사와 외교관이 참석해 인류 번영을 위한 의지를 다지는 등 오랫동안 민간외교의 장이 돼왔다. 위러브유는 복지 교류 간담회,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 등 국제 교류 행사도 개최하면서 소통과 협력의 가치를 확산했다. 알리벤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 칠레 보건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회개발부, 대한적십자사 등 여러 나라 정부·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다각적인 연대와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한국에서 시작해 세계를 돕는 민간 복지단체의 헌신적 행보에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 에콰도르 국회 훈장, 캄보디아 국왕 훈장, 국제 환경상인 그린애플상 등 각국에서 다수의 상을 수여하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사랑’ 실천한 하나님의 교회 60년, 세계가 활짝 웃었다
‘아버지’라는 이름에 담긴 묵직한 가족 사랑